[이주의 여론조사] 대국민 사과 후 尹 지지율 20%대 회복…'與 위기감'에 보수층 일시 결집

2024-11-16 06:00
당정, 김여사 공개 활동 자제·특별감찰관 당론 추진
전문가 "명확한 후속 조치 없다면 하락 돌입할 것"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마르시아 도네르 아브레우 주한 브라질 대사(오른쪽)와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취임 후 최저치인 17%까지 곤두박질쳤던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주 만에 20%대를 회복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5일 나왔다. 임기 반환점을 돌기 전에 여론조사상 심리적 지지선으로 불리는 10%대에 진입했던 윤 대통령 지지율이 소폭 반등한 데에는 지난주 대국민 담화에서의 사과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다만 전문가는 공멸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일시적 결집을 이뤘다며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는 20%, 부정 평가는 71%로 각각 집계됐다. 지난 10월 4주 차 조사 이후 3주 만에 20%대에 재진입한 수치다. 직전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3%포인트(p) 상승했고, 부정 평가는 3%p 하락했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잇따른 폭로로 '김건희 여사 리스크'가 급속 확산하면서 분위기 침체에 빠졌던 윤석열 정부는 임기 반환점을 나흘 앞둔 지난 7일 대국민 담화를 계기로 1차 진화에 성공한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대국민 담화 초반부터 자신을 둘러싼 여러 국민적 우려를 언급하며 국민에게 허리 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최근 당정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쇄신 조치의 일환으로 거듭 요구했던 김건희 여사의 공개 활동 자제를 실행한 데 이어 전날에는 여당이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특별감찰관 임명 추진 안건을 당론으로 채택하면서 쇄신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는 분위기다.

또한 위기감을 느낀 당정의 변화하는 모습에 전통적 보수 지지층인 대구·경북(TK)과 70대 이상층 등에서 세 결집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 조사 대비 70대 이상층(10%p)과 TK(14%p)에서 두 자릿수 상승폭을 그렸다. 갤럽은 "국민의힘 지지층, 70대 이상, 대구·경북 지역 등에서의 변화 폭이 컸다"며 "7일 대국민담화·기자회견에 기존 지지층 일부가 주목·호응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윤 대통령 긍정 평가 이유로는 '외교'(28%),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한다',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 6%), '안정적', '국방/안보', '의대 정원 확대'(이상 5%), '경제/민생', '주관/소신', '변화/쇄신'(이상 4%)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이유는 '김건희 여사 문제'(16%), '경제/민생/물가'(13%), '소통 미흡'(7%), '경험·자질 부족/무능함', '외교', '전반적으로 잘못한다'(이상 6%), '독단적/일방적', '부정부패/비리', '의대 정원 확대'(이상 4%) 순이었다.

이 중 김 여사 관련 문제는 5주 연속 부정 평가 요인 1위로 꼽힌 터라 이를 완전히 해소하지 못할 경우 일시적 반등 이후 민심 이반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담화를 잘해서 지지도가 상승한 게 아니라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뭉친 것"이라며 "명확한 후속 조치가 없다면 상승세를 오래 끌고 가지는 못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정당 지지도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2%p씩 하락한 27%와 34%로 각각 집계됐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현 정부 출범 이후 최저다. 조국혁신당은 7%, 개혁신당은 3%, 진보당은 1%로 나타났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은 26%였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12.2%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