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원동 건물 붕괴사고’ 희생자 ‘예비신부’ 오늘 발인... 경찰 수사 본격화
2019-07-07 14:59
기둥 손상됐지만 보강재 전혀 없어... 안전조치 없는 철거강행 원인 가능성
잠원동 건물 붕괴사고로 숨진 예비신부 이모씨(29)의 발인이 7일 오전 치러졌다. 이씨의 유족들은 7일 오전 서울 한남동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서 20여명의 추모객이 참석한 가운데 발인식을 열었다.
추모객들은 오열하는 유족들과 함께 비통한 심정으로 이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의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으로 정해졌다.
이씨는 붕괴사고가 일어났던 지난 4일 결혼을 약속한 예비신랑 황모(31)씨와 함께 차를 타고 잠원동을 지나던 길에 신호를 기다리다가 무너진 건물 외벽 구조물이 차를 덮치는 바람에 매몰됐다.
잔해에 깔린 차 안에 4시간가량 갇혀 있다가 구조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황씨는 중상을 입은 채 구조돼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두 사람은 사고 당일 주문한 결혼반지를 찾으러 가던 중에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은 1차 합동감식 결과 철거 작업이 안전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채 진행된 사실을 확인하고 관련자들을 잇따라 소환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감식에 참가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철거건물 잔해에서는 기둥 철거 후 하중을 지탱하도록 돼 있는 철제빔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철거과정에서 기둥과 보가 손상됐는데도 이를 보강할 수 있는 보강작업 없이 철거작업을 강행한 데다 철거 잔해를 치우지 않고 현장에 쌓아 두는 바람에 하중이 더해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관할 서초경찰서는 지난 6일 건축주와 철거업체 관계자, 인부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다음 주 부터는 본격적으로 피의자 조사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