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美은행, 이란 제재 위반 알고도 눈 감아줘"

2019-06-20 16:58
공개석상서 멍 부회장 사건 처음 언급...
"사실이면 상당한 파문 일어날 것 예상"

"미국 은행들은 제재 위반 정황을 모두 알고서도 화웨이와 거래했다. "

미·중 무역전쟁의 인질로 전락한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為)의 창업자인 런정페이(任正非) 회장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같은 내용을 폭로했다.

20일 중국청년망(中國青年網)에 따르면 런 회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은행들은 그런 사업 활동을 완전히 인지하고 있었으며, 관련 모든 정보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CNBC는 런 회장이 화웨이와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사건에 관련해 공개석상에서 이같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런 회장의 딸인 멍완저우(孟晚舟) 부회장이 지난해 말 캐나다에서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체포되고, 화웨이 역시 기밀탈취, 금융사기 등 혐의로 미국으로부터 기소됐다. 이후 미국의 입김에 화웨이에 대한 보이콧이 곳곳으로 번졌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에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에 거래 제한 조치를 내린 후 세계 기업들이 속속 화웨이와의 거래 중단을 선언해 화웨이는 궁지에 몰린 상황이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위반 혐의와 관련해 런 회장은 이날 "화웨이와 멍 부회장이 잘못한 것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고 나섰다. 그는 멍 부회장이 당시 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이야기까지 나눴다며 은행들도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딸(멍완저우)이 카페에서 은행 관계자들에게 무언가를 이야기했다"며 "우리는 딸과 커피를 마셨던 사람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실들이 공개되고 법정에서 다뤄진다면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매우 투명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HSBC, 스탠다드차타드 등 은행이 화웨이와 이란의 거래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거론했다. CNBC는 "런 회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문이 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 6일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BC)주 대법원은 내년 1월 20일부터 멍 부회장의 인도 심리를 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멍 부회장을 체포하자 중국이 캐나다인 2명을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구금하면서 중국과 캐나다 간 갈등이 불거졌다. 현재 멍 부회장은 보석으로 풀려난 뒤 캐나다에서 가택연금 상태로 범죄인 인도 심리 절차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바이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