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 '나누고'·LG화학 '합치고'…제약·바이오 상반된 전략

2019-06-13 09:09
SK, 각 사업 분리해 전문성 강화 나서
LG, 통합 통해 신약 개발 안정성 제고

SK와 LG가 제약·바이오 분야에서 상반된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는 각 사업 분야를 분리해 전문성을 강화하는 반면, LG는 LG화학으로 통합해 신약 개발의 안정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7월 백신사업부문을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로 분리 신설한 반면 LG는 지난 2017년 LG생명과학을 생명과학사업본부로 합병시켰다.
 

[로고=각 사 제공]

SK는 분리의 이유로 '전문성'을 내세웠다. 현재 SK케미칼은 친환경 소재와 합성 의약품 사업을 맡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SK플라즈마는 혈액제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플라즈마는 앞서 2015년 SK케미칼의 자회사로 설립돼, 현재 SK디스커버리 자회사로 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백신, 혈액제제 등은 글로벌 시장에서 볼 때도 굉장히 전문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전담하는 회사를 신설해 전문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와 협력 시 화학, 제약, 백신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는 기업보다는 특정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기업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LG화학은 이와 정반대로 병합을 통해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침이다. 지난 2017년 LG생명과학을 LG화학에 편입했다. LG화학에는 석유화학, 전지, 첨단소재 사업본부가 함께 있다.

LG화학은 이를 통해 장기적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필요한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신약 개발은 대개 10년 이상 걸리는 탓에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다. LG화학은 지난해 매출이 28조에 달하는 만큼 자금 운용의 폭이 넓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통합 이후 R&D 투자를 대폭 확대했다. 합병 전인 지난 2016년 R&D 비용은 912억원이었던 반면, 지난해는 1238억원까지 35.75%가량 뛰었다.

지난해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 대비 비중으로 보면 매출 5751억원의 21.53%에 달하는 금액을 R&D에 투입했다. 올해는 1800억원까지 투자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생명과학사업본부 매출의 25%가량을 R&D에 쏟으며 신약 개발에 공격적으로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