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호 여사 조문 첫날 추모객 발길..."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헌신"
2019-06-11 22:31
고(故) 이희호 여사의 조문 첫날인 11일 이 여사의 빈소에는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당초 조문객은 오후 2시부터 받을 예정이었지만, 오전부터 조문객들이 몰려들면서 공식 조문 개시 시간을 오전 11시 30분으로 앞당겼다.
이낙연 총리는 이날 오후 2시50분쯤 빈소를 찾아 고인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그는 빈소 방명록에 ‘어머니처럼 따뜻하시고 쇠처럼 강인하셨던 여사님께서 국민 곁에 계셨던 것은 축복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적었다.
이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북유럽에 있는 대통령이 전화를 해 ‘총리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고 분부했다”며 “그렇지 않더라도 정부는 최선을 다해 모실 것이지만, 소홀함이 없도록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유시민 전 장관과 함께 침통한 표정으로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인사 12명은 오후 2시 단체로 빈소를 찾아 문재인 대통령의 조의를 전했다.
노 실장은 “이 여사는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한 생을 헌신한 우리 시대의 큰 어른”이라며 “문 대통령께서도 정말 애통해 하시며 ‘귀국하는 대로 찾아뵙겠다’는 말씀을 전하셨다”고 덧붙였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이날 오전, 오후에 빈소를 찾았다. 문 의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신이 없고 울컥하다”며 “이루 말할 수 없이 슬프고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여야 정당대표들도 조문행렬에 동참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30분께 지도부와 함께 조문하고 “김 전 대통령은 제 정치적 스승이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라고 생각한다”고 애도했다.
황교안 대표는 11시 45분께 빈소를 방문해 조문하고 “평생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서 헌신하신 이희호 여사님의 소천에 깊이 애도한다”고 밝혔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강난희 여사와 함께 조문했다. 박 시장은 조문 후 “위대한 여성 운동가이면서 민주주의를 일구고 평화를 만들어 온 이희호 여사님 서거에 진심으로 조의를 표한다”며 “다 이루지 못하신 뜻을 잘 이어 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요즘같이 정치가 부재하고 국회가 두 달 넘게 열리지 못하는 상황 속에, 김 전 대통령의 연합정치가 이 여사님 없이 됐을지를 생각한다”며 “정치도 함께 가야 한다는 이 여사의 정신을 생각해본다”고 밝혔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동지로서 굳건하게 옆자리를 지키셨다. 편안히 영면하시기를 빈다”고 애도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윤소하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들고 오후 2시께 빈소를 찾았다.
이 대표는 “수난과 격동의 시대를 온 몸으로 끌어안고 한 평생 살아오신 분이 우리 곁을 떠나게돼 마음이 애통하다”고 했다.
늦은 오후에는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각 당 원내지도부와 차례로 빈소를 찾았다.
이 원내대표는 조문을 마치고 “한평생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 양성평등을 위한 삶을 살아왔고, 어렵고 힘든 시기 많은 사람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이 여사가 우리 곁을 떠나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여사님은 대한민국 정치에서 여성 인권 신장 부분에서 큰 역할을 했다”며 “이제 평소에 그리던 김 전 대통령 곁에 가셔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애도를 표했다.
종교계에서는 법륜스님과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조문했다. 법륜스님은 “1980년대 한창 많은 학생들이 감옥에 갈 때 김 전 대통령을 찾아뵙곤 했는데 그때 여사님이 좋은 말씀과 위로를 해주셨다”고 말했다.
현재에도 동교동계 막내 설훈 의원과 김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인 최경환 민주평화당 의원, 한광옥 전 청와대 비서실장, 한화갑·박양수·김방림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이 아침부터 빈소를 지키고 있다.
조문 이틀째인 12일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조문객을 받는다. 오전 11시 30분에는 입관예배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