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이어 홍콩으로 부딪히는 美·中
2019-06-11 20:50
美 국무부 "홍콩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中외교부 "미국, 내정간섭 말라"
中외교부 "미국, 내정간섭 말라"
“미국은 더 이상 홍콩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 하지 마라”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11일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이 같이 말했다고 중국 봉황망 등이 이날 보도했다.
겅 대변인의 이 같은 발언은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 추진에 대해 격렬하게 저항하는 홍콩 시민들의 손을 미국이 들어주고 나서면서 나온 것이다.
앞서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는 홍콩 정부가 제안한 개정안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그는 홍콩에서 수십만 명이 벌인 평화시위는 이 법안에 대한 대중의 반대를 분명히 보여준다며 “우리는 개정안이 홍콩의 사업 환경을 해칠 수 있고 홍콩에 거주하거나 홍콩을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에게 중국의 변덕스러운 사법제도를 강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도망자와 범죄자에 대한 어떤 개정도 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광범위한 국내·국제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협의해 추구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겅 대변인은 “홍콩 특별행정구와 관련한 일은 중국 측이 이미 여러 차례 입장을 표명했다”며 “홍콩 측이 사회 각계 의견을 듣고, 초안을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로 법안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겅 대변인은 “이는 어떤 나라도 간섭할 권리가 없다”며 “미국은 어떤 방식으로라도 홍콩의 일과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강조했다.
홍콩 당국이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법 개정안’은 중국 본토와 대만, 마카오 등 홍콩과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홍콩 시민들은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 등 정치범을 송환하기 위한 조치라며 저항하고 있다. 지난 9일 하루에만 전체 시민의 7분의1에 달하는 100만명 이상이 거리로 몰려나와 반대 시위를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