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출수수료 부담 덜자’ 홈쇼핑업계, 모바일시장 확대 속도戰

2019-06-10 05:10
T커머스 가세, 채널간 경쟁 가열…해마다 송출수수료 부담 증가
GS·CJ·롯데홈쇼핑 등 모바일 콘텐츠 확대…현대홈, 상대적 약세

TV홈쇼핑 업체들이 모바일 시장 점유율 확대를 두고 치열한 물밑 전쟁을 하고 있다.

전통적인 홈쇼핑에 T커머스(데이터 홈쇼핑) 등 사업자 증가로 지상파 채널 사이에 배치되는 이른바 ‘명당(한 자릿수 채널)’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특히 송출수수료 등 고정비 부담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송출수수료란 홈쇼핑이 채널에 방송을 내보내는 대가로 케이블방송, 위성방송, 인터넷TV(IPTV) 등 방송사업자에 지불하는 수수료다. 특히 IPTV의 협상력이 커지면서 이들에게 지불하는 송출수수료가 급증해 큰 부담이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GS홈쇼핑, CJ오쇼핑,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등 주요 TV홈쇼핑사 4곳의 2017년 송출수수료는 1조283억원으로, 2013년(7866억원)에 비해 30.7% 늘어났다. 이에 업계는 수수료 부담이 없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공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GS홈쇼핑의 경우 모바일 부문 호조가 전체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GS홈쇼핑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6.8% 증가한 2838억원, 영업이익은 386억원으로 28.6% 뛰었다. 특히 모바일 부문 매출은 전년보다 37.6%(1220억원)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0.3%(170억원) 늘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퍼스트’를 외치며 시장을 선도해왔다. TV홈쇼핑 생방송 도중 카카오톡 앱으로 소비자와 소통하는 서비스를 도입했고 모바일 앱에서도 실시간 상품 문의와 상품평을 방송에 활용했다. 또한 모바일 전용 생방송 ‘모바일 라이브’로 소비층을 확대했으며 패션상품에 그쳤던 아이템도 뷰티, 푸드 등으로 늘렸다. 향후엔 자동화 설비관리와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갖춘 신물류센터를 건립, 빠른 배송으로 모바일 소비자를 잡겠다는 목표다. 

CJ ENM 오쇼핑부문(이하 CJ오쇼핑)은 차별화된 전략으로 모바일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CJ오쇼핑도 송출수수료 부담이 늘면서 올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0.9% 떨어진 420억원을 기록했다. CJ오쇼핑은 인수합병을 통해 한식구가 된 CJ ENM 미디어콘텐츠 사업부문(CJ E&M)이 보유한 tvN, Mnet의 콘텐츠 연결망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자체적으로는 모바일 전용 생방송 ‘쇼크라이브’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롯데홈쇼핑도 2017년 이후 모바일 매출이 전체의 30% 수준으로 커지면서, 관련 콘텐츠 활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올 들어 모바일 생방송 전용 채널 ‘몰리브’를 오픈한 데 이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활용한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모바일 채널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반면 현대홈쇼핑은 상대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소극적인 모습이다. 송출수수료 등 고정비 부담으로 1분기 수익개선에 실패했지만, 현재로선 모바일 시장이 TV채널을 대신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체 매출에서 현대홈쇼핑의 인터넷쇼핑 비중은 27.7%로 전년 대비 고작 3.3%p 늘었다. 

일각에선 모바일 시장 전환에 채널 자체를 보유한 홈쇼핑 수요를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시장은 사실상 정체기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매출의 절반 가까이가 송출 수수료”라면서 “고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모바일시장 공략이 필요하지만, 실시간 매출이 확인되는 방송이 여전히 우위다. 모바일 매출을 아직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