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이 없어 치사율이 100%인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전 세계 양돈농가가 두려움에 빠져 있다. 중국에서 대량 확산 된 뒤 최근에는 바로 위 북한까지 전파되면서 한국 상륙도 우려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ASF(African Swine Fever)는 말 그대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돼지 전염병이다. 약 100년 전 발견된 이후 일부 유럽 국가나 주로 인접국으로만 전파되는 것으로 나타났었다.

하지만 지난해 8월 중국 랴오닝성에서 아시아 최초로 ASF 감염이 확인됐다. 문제는 1년도 안 돼 중국 전역을 비롯해 베트남, 캄보디아, 몽골, 홍콩 등으로 주변국으로 빠르게 전파된 것. 가장 최근에는 지난달 30일 북한에서도 중국 국경에 인접한 자강도 우시군의 한 농장에서 ASF가 발생하면서 국내 유입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는 100% 폐사하게 된다. 아직까지 백신도, 치료제도 없기 때문이다. 발병한 돼지는 40도에서 42도의 고열에 식욕부진, 호흡곤란, 구토, 출혈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열흘 정도면 죽게 된다.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릴 경우 살처분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사람은 걸리지 않는다. 또 돼지를 제외한 동물은 옮지 않는 바이러스다. 바이러스와 직접 접촉할 때 감염되는데, 이 때문에 공항을 통한 축산물, 축산가공품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강해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바이러스는 상온에서는 105일, 냉장 보관 시에는 110일, 냉동을 해도 무려 1000일 동안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금에 절여도 180일, 건조 상태에서도 300일가량 살아남는다. 가열할 경우에도 섭씨 56도에서 70분 이상, 60도에서 30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생존율이 높기 때문에 축산물, 축산가공품에도 바이러스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들 축산가공품이 버려진 뒤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유입시킬 수도 있다.

때문에 정부는 축산물 불법 휴대에 대해 과태료를 상향했다. 1회 500만 원, 최대 1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면 외국인도 적용된다. 최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이 중국산 돼지껍질 400g을 들여오려다가 적발돼 500만 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도 했다.

관리가 어려운 야생멧돼지도 바이러스 전달의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등산 시에도 음식물을 버리거나 해 멧돼지가 먹을 수 있도록 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