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미중 무역전쟁 승자…폭등하는 희토류株
2019-05-30 07:33
중국 희토류 수출통제로 미국에 반격하나
시진핑 시찰한 희토류기업 주가 열흘간 8차례 상한가
중국희토·북방희토·샤먼텅스텐·우쾅희토 등 주가 일제히 급등
시진핑 시찰한 희토류기업 주가 열흘간 8차례 상한가
중국희토·북방희토·샤먼텅스텐·우쾅희토 등 주가 일제히 급등
미·중 무역전쟁 격화 속에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카드로 꺼낼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하면서 중국 증시에서 희토류 주식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중국 신경보(新京報)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관계자가 28일 희토류 제재 가능성을 시사한 다음날인 29일 중국 상하이·선전증시에서 희토류 관련종목 주가가 평균 5.62% 올랐다.
희토류 관련종목 30개 종목 중 28개 종목이 일제히 상승했으며, 진리영구자석(金力永磁), 잉뤄화(英洛華), 우쾅희토(五礦稀土) 등 8개 종목은 모두 일일 상한폭인 10%씩 뛰었다. 북방희토(北方稀土)와 샤먼텅스텐(夏門鎢業) 주가도 각각 8.68%, 3.79% 올랐다.
이밖에 홍콩증시에 상장된 중국희토(中國稀土)도 이날 주가가 하루에만 24% 뛰었다. 장중 41%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달 들어 미·중 무역전쟁이 고조되면서 희토류 종목은 강세를 보여왔다. 미국의 관세폭탄, 화웨이 제재 등의 무역공세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무역전쟁 카드'로 꺼낼 가능성이 높아지면서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0일 장시성 간저우의 희토류 채굴가공기업인 진리영구자석을 시찰한 이후 이러한 가능성에 더 무게가 실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초이스는 희토류 관련주 30개 종목의 지난 10일부터 29일까지 14거래일간 시가총액이 모두 998억 위안(약 17조2000억원) 증가했다고 집계했다. 진리영구자석의 경우, 지난 열흘간 모두 8차례 상한가를, 잉뤄화도 열흘간 7차례 상한가를 기록했다. 상한가 행진에 진리영구자석은 이달 들어 세 차례 주가변동 공시를 냈을 정도다. 진리영구자석과 우쾅희토는 올 들어 주가가 갑절 이상 뛰었다.
희토류는 자성과 광학적 특성을 가진 광물에서 찾을 수 있는 17개 희귀 원소를 일컫는다. 형광등에서 LED(발광다이오드), 스마트폰, 전기·하이브리드 자동차, 풍력터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여 ‘첨단산업의 비타민’이라 불리기도 한다.
현재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의 90% 이상을 생산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표적인 희토류 업체로는 북방희토, 우쾅희토, 샤먼텅스텐, 중국희토가 꼽힌다.
특히 미국은 희토류의 80%를 중국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미국의 첨단 국방군사 장비에도 중국산 희토류가 쓰이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를 미중 무역전쟁 무기로 삼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중국은 실제로 2010년 동중국해에서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갈등이 격화됐을 때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를 사용한 바 있다.
다이밍 항셍자산운영의 경리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중국이 미국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전면 통제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중국내 생산쿼터를 엄격히 통제해 희토류 가격을 높일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하지만 희토류는 하이테크 산업 발전의 대체불가능한 자원인만큼 가격이 오른다고 해서 수요가 줄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는 곧 미국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희토류를 수입해야 함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찌됐든 중국이 희토류 문제에 있어서 어떤 제재 조치를 취하든 중국 국내 희토류 생산업체들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