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서 톈안먼 사태 30주년 시위…경찰병력 최대규모 투입
2019-05-27 10:56
2200여명 모여 거리행진... '캐리 람 퇴진' 목소리 높이기도
中 올 들어 '철통경계'... 온라인 검열 강화에 공안회의도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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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서 ‘톈안먼(天安門) 사태’ 30주년을 앞두고 대규모 시위가 펼쳐졌다. '철통보안' 태세에 돌입한 현지 당국도 이에 맞서 역대 최대 규모 경찰병력을 투입했다.
27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전날 오후 홍콩 시민단체인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는 연례 거리행진을 벌였다. 다음달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코앞에 두고 열린 이번 시위엔 2200여명에 달하는 대규모 인원이 참석했다. 지난해의 두 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시위대는 오후 3시경부터 거리로 모여 당국의 탄압 상징인 탱크 모형과 홍콩 민주화의 상징 노란우산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홍콩 당국이 추진하고 있는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를 위해 ‘악법 철폐’ 피켓을 들었으며, 일부 시위자들은 홍콩 행정 수반인 캐리 람 행정장관의 퇴진을 외치기도 했다.
지련회는 오는 6월 4일에도 저녁 8시부터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서 톈안먼 사태 30주년 기념 연례 촛불추모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촛불집회에는 매년 1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석한다. 지련회는 올해가 30주년인 점을 감안해 촛불집회에 더 많은 인원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투입된 경찰 병력도 어마어마했다. 정확한 숫자는 전해지지 않았지만 홍콩 명보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았다고 보도했다.
이달 초에는 이례적으로 전국공안공작회의를 개최해 전국 공안들에게 “사회 갈등을 적극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데 안면인식·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활용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중국 베이징 중심부인 톈안먼 광장에 모여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을 중국 공산당이 무력으로 진압한 유혈사태다.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국제사회는 최소 수백명에서 최대 수천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