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5] 반도체 황제 한마디에 전 세계 돈이 들썩…"개인 AI 슈퍼컴 시대 연다"

2025-01-07 18:00
'AI=젠슨 황' 공식 확립...CES 청중 열광
엔비디아 시총 애플 근접...전 세계 1위 앞둬
개인용 AI 슈퍼컴으로 맞춤형 생성 AI 시대 야심
소비자용 GPU 가격 억제도...독점 시장 이어가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CES 2025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기조연설이 아니라 반도체 황제의 대관식 자리였다. 애플과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놓고 겨루고 있는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8년 만에 직접 진행한 CES 2025 개막 기조연설 얘기다. 황 CEO가 새 반도체를 공개할 때마다 청중은 열광했고 이에 맞춰 엔비디아 주가도 천장을 뚫었다. '인공지능(AI)=엔비디아=젠슨 황'이라는 공식은 올해도 변함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 CEO는 CES 2025 개막을 하루 앞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 기조연설을 하고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를 필두로 자사의 다양한 AI 반도체·소프트웨어·서비스를 공개했다.

기조연설에 앞서 황 CEO가 공개할 새 AI 기술에 대한 기대감으로 엔비디아 주가는 주당 149.43달러에 장을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존 시총 1위인 애플과 불과 한 끗 차이로, 주당 150달러를 넘으면 시총 1위에 올라서게 된다.

이날 황 CEO는 오는 5월 '프로젝트 디짓(Project Digits)'이라는 개인용 AI 슈퍼컴퓨터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처음 공개했다. 최신 '그레이스블랙웰' 기반 고성능 AI칩을 탑재한 프로젝트 디짓은 정교한 생성 AI 모델을 학습·추론할 수 있으면서도 일반 PC와 노트북처럼 책상에 놓고 이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 디짓은 2000억개(200B)의 매개변수를 보유한 생성 AI를 학습·추론할 수 있어 개인이 자신의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AI를 만들 수 있는 게 특징이다. 가격은 3000달러(약 440만원)부터 시작한다.

황 CEO는 "프로젝트 디짓으로 모든 AI 연구자와 학생이 책상에 AI 슈퍼컴퓨터를 놓고 자신만의 AI 시대를 만들어갈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CEO의 계획이 현실화되면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신형 메모리를 공급하는 국내 반도체 기업의 매출·영업이익이 한층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황 CEO의 또 다른 비밀 무기는 소비자용 차세대 그래픽카드 'RTX 블랙웰'이었다. 그가 RTX 블랙웰의 최상위 모델인 지포스 5090 가격을 시장 예상보다 30%가량 저렴한 대당 1999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힌 순간 현장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소비자용 그래픽처리장치 시장 점유율이 9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가격 인상을 억제해 소비자 부담을 낮춘 것이다. 방심으로 경쟁사가 추격할 빌미를 결코 주지 않겠다는 황 CEO의 판매 전략이다.

이어 로봇과 자율주행차 등 실제 세계와 상호 작용하는 AI 개발 시스템 '코스모스'를 공개했다. 로봇과 자율주행차에서 수집되는 방대한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AI에 전달되어 빠르게 성능을 개량하는 게 특징이다.

황 CEO는 "물리적 AI 모델 개발에는 많은 비용이 들고 방대한 양의 실제 데이터와 테스트가 필요했다"며 "코스모스는 개발자들이 데이터를 쉽게 생성해서 맞춤형 AI 모델을 구축하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로봇 공학에 특화한 챗GPT(생성 AI)가 등장할 때가 오고 있다"며 "생성 AI에 쿠다가 필수가 된 것처럼 코스모스가 로봇과 자율주행차 개발을 발전시키는 데 기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