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의장, 반기문 접견 "미세먼지 대책, 담대하게 하시라"

2019-05-17 11:29
반기문 "담대한 이란 말씀 제가 좀 활용하겠다…지원에 감사"

문희상 국회의장이 17일 반기문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을 접견했다. 반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회의 협력을 요청했고 문 의장은 이에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문 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반 위원장을 만나 "국가의 대사도 그렇고 타이밍이 중요한 데 꼭 필요한 때에 필요한 기구가 만들어졌고, 전세계적으로 최적임자가 맡으신 것 같다"며 "'마지막 소명으로 생각하겠다'고 하신 말씀이 절절히 와 닿아서 가슴이 찡하더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저희가 팔로우 업하겠다. 예산이 뒷받침 돼야 하니까"라며 "담대한, 눈이 번쩍 뜨일만한 걸(정책을) 시작하실 때 꽝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중국도 담대하게 몇 가지를 찍어서 (추진)한 걸 노하우라고 나한테 전수하더라"고 했다.

반 위원장은 "OECD 국가에 도시가 4000~5000개 정도 될 거다. 미세먼지 악화 100대 도시를 꼽았는데 44개 도시가 한국에서 나왔다. 도저히 믿기 어려운 일"이라며 "미세먼지도로 볼 때 우리가 OECD 36개국 중 35번째가 아닌가 싶다. 더이상 갈데가 없는 상황이다. 국가적인 수치"라고 했다.

반 위원장은 "국민정책참여단 500명을 만들고 있다"며 "거기에서 나온 여러 아이디어를 수렴해서 우선 단기 처방 방안을 내놓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몇 군데에서 타운홀 미팅을 개최하고 얘기를 들으면서 정부에 안을 제시하고, 내년에 가서 중장기 방안을 내놓을까 하고 있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의장이 담대하라고 했는데 용어가 좋은 것 같다"며 "제가 '과하다 싶을 정도'라고 말씀드렸는데 '담대한'이라는 말씀을 하신 걸 제가 좀 활용을 하겠다"고 했다. 또 "의장께서 좀 중심을 잡으셔서 이렇게(지원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문 의장과 반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문 의장은 "(UN 사무총장) 두 번째 취임식날 제가 한국 대표로 갔잖느냐"며 "대한민국 국민이 된 걸 긍지로 삼는 계기가 됐다. 멋졌다"고 말했다.

이에 반 위원장은 "의장이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계시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계시고 그럴 때 이뤄진 것 아니냐"며 "(사무총장 취임이) 거의 뭐 불가능한 건데 되는 수가 또 있었고, 힘든 일이 있었다"고 했다.

반 위원장은 오는 23일 노 전 대통령의 10주기인 것을 언급하며 "제가 마침 에티오피아와 독일을 출장을 가게 됐다. (한국에) 없기 때문에 며칠 전에 미리 다녀왔다. 여사도 뵀다"며 "제가 없더라도 좀 양해를 바란다"고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7일 오전 예방한 반기문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장(전 유엔사무총장)과 환담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