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팔고 못 산다"…서울 아파트 '거래절벽 수렁'

2019-04-28 14:49
4월 거래량 늘었지만 작년 최저수준과 비슷…아파트값은 하향세 지속
대출규제·세금부담 여전…집값·거래량 반등시킬 요인 없어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가 지난달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작년 최저치를 기록한 12월과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송파구 잠실동 중개업소 전경. [연합뉴스]


집을 팔고 싶어도 팔 수 없고,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집맥경화 현상'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4월 봄 성수기를 맞이해 일부 급매물이 팔리면서 거래량이 전달과 비교해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최저치를 헤매고 있고 집값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27일 기준 2064건을 기록해 작년 4월(6199건) 대비 3분의1 수준에 그쳤다. 3월(1785건)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지만 작년 최저치를 기록한 달인 12월(2277건)과 비슷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는 지난해 9월 1만2222건 거래된 후 9·13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급감했다. 10월 1만92건, 11월 3525건, 12월 2277건, 올 1월 1864건, 2월 1574건으로 줄었고 3월에는 1785건을 기록하며 소폭 오름세를 기록했다.

아파트값도 '계단식 하락 장세'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4월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05% 떨어져 23주 연속 하락했다. 낙폭도 지난주(0.03%)보다 커졌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주요 재건축아파트 가격이 9·13대책 이후 급락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실거래가는 9·13 부동산대책 발표 직전 18억5000만원인 최고가에 거래됐지만, 올 3월 3억원 하락한 15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6㎡ 역시 지난해 9·13대책 직전인 9월 19억1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올해 2월 2억5500만원 떨어진 16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거래된 이후 현재까지 거래 소강상태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작년 11월 이후 반 년째 매매가와 전세가격이 동반 하락한 가운데 거래 절벽 현상이 길어지며 분위기 반전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서울 강남권의 주요 재건축단지들이 단기적으로 반등했지만 일반아파트 매물이 늘며 시장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양도세 중과, 재건축·재개발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꽁꽁 묶인 규제에 매도자와 매수자 모두 아예 '버티기'에 들어갔거나 팔려고 내놔도 급매가 아니면 매매가 안 되다 보니 매물 자체가 줄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2019년 주거종합계획'을 통해 투기수요 차단과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관리 방침을 강조했고, 오는 6월에는 3기 신도시 11만 가구의 구체적인 공급 계획도 예정돼 있다. 신도시 새 아파트 공급 기대로 수요자가 관망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봄 이사철 급매 중심으로 거래되면서 하향 안정세는 유지될 전망"이라면서 "앞으로 대출규제나 세금부담이 지속되는 만큼 환금성 높은 소형 위주로 거래량이 유지되겠지만 전반적으로 거래량이 크게 늘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