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中銀 완화 선회 신호에 리라화 경고등
2019-04-26 13:58
리라화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
터키 중앙은행이 25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에서 7개월째 금리동결을 이어가는 한편 필요시 추가 긴축에 나선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계속되는 고물가와 리라 약세에도 불구하고 터키 중앙은행이 통화완화 기조로 선회를 시사하면서 리라 가치는 더 미끄러졌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중앙은행은 이날 통화정책회의 후 성명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4%로 동결했다. 금리동결은 예상됐던 결과지만 시장이 주목한 건 성명의 변화였다. “필요시 추가 긴축이 단행될 것”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물가상승률을 목표 궤도에 유지하기로 한다"는 문구가 추가됐다. 터키 중앙은행이 비둘기(통화완화 선호)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25일 터키 외환시장에서 리라 가치는 장중 달러 대비 1.5% 급락,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윈 딘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외환 전략가는 이날 성명을 두고 “터키 통화정책이 궤도에서 벗어났다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결과”라면서 “제정신인 중앙은행이라면 현재 터키 경제 상황에서 비둘기로 기우는 일은 없다”고 지적했다. 외환보유고가 급감하고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고 리라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화긴축 중단을 신호하면서 추가 자금이탈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터키는 지난해에도 리라 폭락 사태로 신흥국 위기의 뇌관으로 떠올랐었다.
여기에다 최근 달러 강세가 이어지는 것도 리라에 하압 방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 터키의 러시아산 무기 구입을 둘러싸고 미국과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리라 가치를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리라화는 4월 들어서만 달러 대비 5.5% 추락했다.
마크 챈들러 배녹번글로벌포렉스 수석 전략가는 “어려운 경제 환경에 형편 없는 정책이 추가됐다”면서 “리라 약세를 막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앞으로 터키 중앙은행이 어쩔 수 없이 금리인상을 단행해야 할 위험도 커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