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리라 불안한 약세… 대통령 선거결과 불복에 긴장고조

2019-04-08 22:31

터키 리라가 하락했다. 정치적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스탄불 시장을 야당에 넘겨줄 수 없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러시아 방문 전 이스탄불 아타튀르크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탄불 선거에서 조직적 범죄가 벌어졌다고 본다"면서 부정선거 관련 수사·기소 필요성을 강조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또 이스탄불에서 '허위 유권자'(허위 등록)가 너무 많았다면서 선거 자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표했다. 이는 재선거 가능성까지 내비친 것이다. 

지난달 31일 치러진 터키 지방선거 개표 결과 야당 '공화인민당'(CHP) 후보가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끄는 '정의개발당'(AKP) 후보를 2만7000여표 차(0.25%p)로 앞질렀다. 이에 AKP는 무효표가 지나치게 많다면서 개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재검표를 실시하고 있다. 

선거관리위원회인 YSK는 형식적으로 독립기구다. 그러나 2015년 이래 모든 투표·선거에서 집권당인 AKP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에 시장 모두 패배가 확정될 경우 에르도안 대통령도 정치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리라화는 이같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하락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야당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정치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달러 대비 터키 리라화도 하락세다.

크레디트 아그리콜의 애널리스트인 기용 트레스카는 리라화 약세는 중앙은행이 8일 리라화 급락을 막기위해 도입했던 비상조치를 해제하면서 더 가속화했다고 지적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주간 레포 입찰을 재개했고, 통화스왑을 25.5%에서 24%로 줄였다. 트레스카는 "최근 리라화는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조금이라도 부정적 요소가 나오면 바로 압박을 받는다"고 지적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