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1년4개월만에 잠실서 소공동 롯데호텔로 복귀

2019-04-24 15:21
법원 명령에 소공동 재이전…롯데 “백수 앞둔 고령이라 피로감 상당”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97)이 지난해 초 서울 잠실로 거처를 옮긴 지 1년4개월 만에 소공동으로 복귀한다.

24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잠실 롯데월드타워 레지던스 49층에서 생활 중인 신 명예회장은 5월 말이나 6월 초께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현 이그제큐티브타워) 34층으로 거처를 옮길 예정이다.

지난해 1월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잠실로 옮긴 지 1년 4개월 만이다. 신 명예회장이 다시 거주지를 옮기는 것은 법원의 결정에 따른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1990년대 중반부터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을 집무실 겸 거처로 이용해왔다. 그러다 재작년 7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개보수 공사가 시작되면서 경영권 분쟁을 벌이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버지의 거처를 놓고 충돌했다.

신 명예회장의 한정후견을 담당하는 사단법인 선은 가정법원에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직권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법원은 현장검증 후 신 명예회장의 거처를 잠실 롯데월드타워로 결정했다.

잠잠했던 거처 문제는 지난해 8월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의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다시 불거졌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임시거주지 결정 시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다시 같은 장소로 이전하도록 했던 단서조항을 내세워 신 명예회장의 복귀를 주장했다. 

이에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명예회장이 백수를 앞둔 97세의 고령이라 잦은 거주지 이전에 따른 피로감이 상당하다"며 "당사자와 가족들이 잠실 생활에 만족하고 있다"고 반박했지만 허사였다. 

지난해 11월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장은영 판사는 앞선 결정을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며 신 명예회장의 소공동 복귀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