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시장 전반적 약세...'명문 학군' 뒤받치는 강남구는?

2019-04-22 15:12

서울 전세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9·13 부동산 대책 등으로 수요자 움직임이 둔해진 데다 입주물량이 대거 예고돼 있어서다. 다만 학군수요가 뒷받침되는 지역은 전세시장 흔들림이 비교적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4만331가구로 역대 최대급이었던 지난해(3만9500가구)보다도 800여가구 더 많다. 이 가운데 약 40%인 1만6094가구는 동남권에 포진돼 있다. 강남구는 일원동 래미안 루체하임(850가구)이 지난해 말부터 입주를 시작했고 래미안 블레스티지(1957가구)도 지난 2월부터 입주를 진행 중이다. 디에이치 아너힐즈(1320가구)는 오는 8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강동구는 오는 6월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9월 고덕그라시움(4932가구), 12월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 등 총 1만43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0월 마지막 주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현재까지 24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다만 강남구 가운데서도 학군 수요가 뒤받쳐주는 명문 일반고 인근 아파트는 큰 흔들림이 없다는 게 일선 중개업소 대표들의 전언이다. 서울 지역 자사고가 재지정 평가를 앞두고 있는 데다 불수능이 반복되면서 이 같은 분위기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서울 자사고 22개교 중 13곳은 올해, 9곳은 내년 운영 평가에서 70점 이상을 받지 못하면 일반고로 전환된다.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 인근 E공인 대표는 "새 아파트가 입주하면서 (이 지역도) 다소 흔들리긴 했다"면서도 "지금은 입주물량이 거의 소진된 상황인 데다 이곳은 학군수요가 꾸준한 곳이어서 현재는 보합세"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물건이 최고가 대비 2억원, 시세 대비 1억원 정도 빠지긴 했지만 이는 급매 가격일 뿐 전반적인 시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도곡렉슬이 3002가구인데, 평형별로 급매가 한두 건 있는 건 많은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새학기가 시작할 때 전세수요가 몰리는 만큼, 디에이치 아너힐즈가 8월 입주를 시작하더라도 일대 전셋값은 보합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도 학군 수요가 뒷받침되는 시장은 가격이나 거래량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명문 학군 주변에서 신규 분양하는 단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달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서는 ‘방배그랑자이’가 분양 예정이다. 단지는 올해 서울대 18명을 배출해 일반고 기준 전국 전국 2위를 기록한 상문고, 17명을 배출해 5위를 차지한 서울고가 인근에 있다. 총 758가구 전용면적 59~84m² 256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강남구 삼성동에는 삼성물산이 상아2차를 재건축하는 ‘래미안 라클래시’가 5월 분양한다. 단지는 679가구 중 전용면적 71~84㎡ 115가구가 일반에 분양된다. 올해 서울대 17명을 보낸 진선여고, 11명을 보낸 영동고가 가깝다.

강북권은 각각 서울대 16명, 11명을 배출한 양천구 강서고, 양천고 인근에서 동양건설산업이 6월 ‘신월 파라곤’ 분양에 나선다. 총 299가구를 지으며, 전용면적 59~84㎡ 150가구를 일반에 분양한다.
 

아주경제DB[유대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