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 영원한 1등은 없다(下)] 계절면 1위 팔도비빔면, 오뚜기 등 추격에 ‘신제품’ 반격

2019-03-20 08:28
팔도, 비빔면=여름용 공식 깨고 지난달 '괄도네넴띤' 전격 출시
오뚜기 ‘진짜쫄면’ 한달 500만개 팔려…삼양은 ‘튀김쫄면’

[사진=팔도 홈페이지]



춘분(春分)을 목전에 둔 라면업계가 이른 ‘계절면’ 전쟁에 돌입했다. 전체 라면 시장이 최근 5년간 2조원대에 머무르며 성장세가 둔화한 만큼, 업계는 각자의 점유율을 지키거나 타사 것을 빼앗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농심은 ‘팔도 비빔면’에 대적할 만한 여름 신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19일 밝혔다. 

계절면 시장은 통상적으로 6~8월이 성수기다. 올해는 벚꽃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4~7일 빨라지는 등 이른 봄 날씨로 5월부터는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팔도는 계절면 시장에서 비빔면으로만 70% 점유율로 부동의 1위다. 특히 지난달 19일 ‘비빔면=여름용’이란 인식을 깨고 돌연 ‘괄도네넴띤’을 출시하면서 나머지 업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팔도 괄도네넴띤은 비빔면 출시 35주년을 맞아 선보인 매운맛 한정판이다. 1차 온라인 물량 7만5000개는 하루도 채 안 돼 전부 팔렸다. 한 달 뒤 오프라인으로 판매처를 확대했으며, 추이를 지켜본 뒤 상시제품으로 출시하는 것도 논의할 계획이다.

팔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기존 ‘쫄비빔면’에 달콤함을 추가해 덜 맵게 개선한 제품을 조만간 선보인다. 5월에는 새콤한 비빔면을 내놓고 쉴 새 없이 계절면 시장을 공략한다.

오뚜기 등 경쟁사들이 공격적으로 계절면 제품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위기감을 느꼈다는 분석이다. 팔도 연간 매출의 60~70%는 비빔면이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뚜기가 지난해 3월 선보인 ‘진짜쫄면’은 66일 만에 1000만개가 팔려나갔다. 한 달에 500만개 가까이 팔린 셈이다. 팔도 비빔면의 한달 판매량은 1000만개 수준이다.

오뚜기는 올여름 진짜쫄면에 주력하는 한편 또 다른 신제품도 계획 중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최근 트렌드인 시고 단맛이 조화를 이루는, 비빔면과 비슷한 콘셉트의 라면을 이르면 4월 말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질세라 삼양식품도 여름 계절면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불닭볶음면 외 주요 제품은 이렇다 할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팔도 괄도네넴띤 출시 한달 뒤에 삼양은 ‘튀김쫄면’을 내놓았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기존 열무비빔면에 이어 튀김쫄면으로 여름 계절면 브랜드를 강화했다”며 “신제품을 빠르게 선보여 경쟁이 치열한 라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냉면으로 승부수를 걸었다. 올해 농심의 ‘둥지냉면’에 맞설 신제품을 내놓는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비유탕 건면에서 낼 수 있는 냉면 맛의 최대치를 구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생면식감 탱탱 비빔쫄면’이 출시 한 달 만에 200만봉이 팔리면서 계절면 시장에서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다. 

계절면 시장 규모는 2015년 793억원에서 2017년 1148억원으로 44% 성장했다. 같은 기간 볶음면류 등 국물 없는 라면까지 포함하면 50% 이상 성장했다.

기름에 튀기지 않은 ‘건면’도 정체기인 라면 시장에서 몇 안 되는 성장품목이다. 시장조사기관 닐슨에 따르면, 건면 시장 규모는 판매액 기준 2016년 930억원에서 2017년 1166억원, 2018년 1178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농심이 지난 2월 출시한 ‘신라면 건면’은 한 달 만에 800만개가 넘게 팔렸다. 

이에 농심은 이달 초 부산 강서구 녹산공장에 ‘신라면 건면’ 생산라인을 추가해 제품 생산량을 하루 최대 21만개에서 43만개로 두 배가량 늘렸다. 멸치칼국수, 메밀소바 등 기존 건면 제품까지 합치면 하루 최대 160만개 생산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