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타이밍 폭스콘 회장, 대만 가오슝시 경제살리기 동참

2019-03-18 07:56
첨단기술 개발·투자가 골자...1000 kg 농산물 구매 '통큰' 약속도
폭스콘의 한궈위 차기 대만 총통 후보에 힘 실어 주기?

궈타이밍 대만 훙하이정밀그룹 회장(왼쪽)과 한궈위 가오슝 시장 [사진=대만중앙사 캡쳐]

차기 대만 총통선거 후보이자,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킨 야당 국민당의 한궈위(韓國瑜) 가오슝(高雄) 시장이 궈타이밍(郭台銘) 대만 훙하이(鴻海)정밀그룹 회장과 손을 잡고 가오슝 경제 살리기에 나섰다. 훙하이그룹은 애플 아이폰 최대 하청업체인 폭스콘의 모그룹으로, 대만 최대 전자업체다.

궈타이밍 회장이 대만 남부 도시 가오슝의 첨단기술 개발과 투자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에(MOU)에 서명했다고 대만 중앙(中央)사가 17일 보도했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AI) 기술을 농업에 접목해 미래 산업으로 육성시킨다는 것이 골자이며, 훙하이그룹이 1000만kg의 가오슝 농산물을 구입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궈 회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시장은 첨단 기술 개발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며 “훙하이 역시 가오슝에 새로운 스마트 공장을 건설하고, 가오슝 발전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시장은 “첨단기술은 고부가가치 산업이며 높은 생산성을 가져다 줄 뿐만 아니라 환경보호에도 큰 도움이 된다”며 “궈 회장이 대규모 투자로 가오슝 발전에 도움을 준 것에 매우 감사하다”고 말했다.

궈 회장의 대규모 투자와 가오슝시에 대한 지지는 유력한 차기 총통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 시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 시장은 지난해 11월 말 대만 중간선거에서 가오슝 시장에 당선됐다. 여당 민진당의 ‘철옹성’으로 불리는 가오슝에서 민진당 후보가 시장에 당선된 것은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로, 대만 언론은 그의 당선을 두고 '한류(韓流)' 열풍이 불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반(反)중’을 외치고 있는 차이잉원(蔡英文) 현 민진당 정권과는 다르게 한 시장은 ‘친중’을 통한 경제 살리기를 공약으로 내세우면서 민진당을 압박하고 있다.

다른 대선 주자들과 달리 한 시장은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은 상태지만,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차기 총통에 도전할 것이란 기대감은 크다. 

지난 달 20일 대만 빈과일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 시장은 35.1%의 지지를 얻어 경쟁자인 무소속 커원저 타이베이 시장(28.6%)을 크게 넘어섰고, 차이잉원 총통(22%)과의 격차도 상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