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운명 어디로...브렉시트 불확실성 더 커졌다
2019-03-13 08:05
英하원 제2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 '또 부결'
13일 노딜 브렉시트·14일 브렉시트 연기 잇따라 표결
13일 노딜 브렉시트·14일 브렉시트 연기 잇따라 표결
영국이 길을 잃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내놓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12일(현지시간) 하원 승인투표에서 또 다시 부결되면서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논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영국의 정국 혼란은 더 커졌다.
가디언과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2일 영국 하원은 메이 총리가 EU와 막판 협상 끝에 내놓은 브렉시트 수정 합의안에 다시 반대표를 쏟아냈다. 찬성 242표, 반대 391표로 표차는 149표에 달했다.
오는 29일 브렉시트 합의안에 따라 EU를 질서있게 탈퇴한다는 메이 총리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제 영국은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와 EU 탈퇴를 연기하는 안을 두고 잇따라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하원이 노딜 브렉시트를 부결하면 14일에 브렉시트를 일정 기간 연기할지를 두고 다시 투표를 치른다. 브렉시트 연기가 통과되면 영국은 EU에 탈퇴 연기를 요청하고, EU는 오는 21일 정상회의에서 영국의 요청을 승인할지 결정한다.
게다가 2016월 6월 국민투표를 통해 브렉시트를 결정하고도 2년 반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몇 달 연기한다고 해서 그 사이에 마땅한 해법을 찾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추가 협상의 경우 EU가 불가 방침을 못박은 상태다. BBC는 브렉시트 탈퇴 시점을 연기하면 메이 총리 사퇴와 조기 총선에서 노딜 브렉시트 및 제2 국민투표 재추진까지 브렉시트를 둘러싼 온갖 선택지가 처음부터 다시 논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메이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12일 승인투표 전부터 여당인 보수당에서조차 메이 총리가 자진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었다. 제1 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 역시 조기 총선을 통해 새로 판을 짜서 EU와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2 국민투표를 통해 EU 탈퇴를 없던 일로 되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메이 총리는 이날 하원 부결 직후 현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최선이라면서도, 제2 국민투표 선택지를 완전히 버리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메이 총리는 "EU는 우리가 리스본 조약 50조에 따른 브렉시트 취소를 원하는지, 아니면 제2 국민투표를 원하는지를 알고 싶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케이어 스타머 노동당 대변인은 당장 2차 국민투표를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2차 국민투표가 결정되면 EU 잔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