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또다시 투자심리 억누르는 경기둔화 우려

2019-03-10 18:01

[사진=아주경제DB]


주식시장 투자심리를 또다시 경기 둔화 우려가 억누르겠다. 커지는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미국 달러화 강세와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추기고 있다. 이달 말로 점쳐지는 미·중 정상회담 전까지는 주가지수가 갈피를 잡기 어려워 보인다.

◆외국인마저 빠져나가니 답 없네

코스피는 3월 들어 외국인마저 발을 빼는 바람에 단 하루도 못 올랐다. 주가지수는 2차 북·미 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월 28일 이후 줄곧 내림세다.

10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단기적인 코스피 예상치 상단은 2150선 안팎이다. 상승 여력을 1% 미만으로 본다는 얘기다. 코스피는 8일까지 한 주 사이에만 2195.44에서 2137.44로 2.64% 하락했다. 지수는 북·미 정상회담을 성과 없이 끝낸 2월 28일부터 보면 4% 넘게 내렸다.

외국인은 올해 1월만 해도 코스피에서 4조500억원을 샀다. 순매수액은 2월 들어 1400억원 남짓으로 줄었고, 이달에는 4600억원가량 매도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는 얼마 전 "올해 유럽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1.1%로 내린다"고 언급했다. 이뿐 아니라 내년 성장률도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춘 1.6%로 내다보았다.

미국이나 중국도 마찬가지다. 1년 전보다 성장률 전망치가 줄줄이 내려갔다. 더욱이 미국은 2018년 무역·재정 부문에서 대규모로 쌍둥이 적자를 냈다. 같은 해 성장률이 반짝 높아지기는 했어도 거시지표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안전자산 선호에 뛰는 원·달러 환율

경기 불안감은 곧장 외환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8일 하루에만 7.2원 오른 1136.2원을 기록했다. 2018년 11월 1일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연초부터 보아도 1115.7원으로 시작해 2% 가까이 올랐다.

달러화 강세는 신흥국 주식시장에서 자금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

이우중 NH선물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었을 뿐 아니라 기준금리 동결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며 "시장에서는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보다 경기 둔화를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통화당국에서도 경기 하강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며 "안전자산 선호로 원·달러 환율이 더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여전

미·중 무역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가시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얼마 전 '노 딜'로 끝날 수 있다고 중국에 경고하기도 했다. 이달 28일께로 점쳐지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인 것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중이 무역분쟁을 일단락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미 주가지수에 선반영됐다"며 "추가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 경기지표도 나빠져 조정 국면이 길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나마 주요국이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규모 감세와 사회보험료 인하를 추진한다. 인프라 건설을 위한 채권발행도 부쩍 늘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경기 부양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