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경제 회복 기대...외국인 투자자가 베트남 증시에 다시 몰려온다
2020-06-18 06:00
베트남 'F0투자자' 증시를 이끌어...VN 지수 5월 13% 반등
6월 외국인 순매도→ 순매수로 전환
6월 외국인 순매도→ 순매수로 전환
베트남 증시가 최근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베트남의 코로나19 예방 및 통제를 위한 국가지도위원회는 최근 62일간 코로나19 지역사회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누적 확진자 335명 가운데 323명이 완치돼 퇴원했고, 5명은 최소 1차례 이상 음성 판정이 나와 현재 양성 반응이 있는 환자는 7명에 불과한다.
코로나19 사태를 발빠르게 수습한 베트남은 4월부터 모든 경제활동을 재개하면서 세계 코로나 방역 '모범' 사례로 떠올랐다.
이 같은 방역의 성공은 베트남 증시의 상승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와 낙관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베트남 증시 역시 거침 없이 오르고 있다.
베트남 VN지수는 지난 5월 한달 상승률이 13%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 증시 중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3월 초에 베트남에서 코로나19 사태 재확산으로 증시 폭락이 거듭되는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대규모 매수에 나섰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규모 매도로 맞섰다.
한국의 '동학개미운동'과 미국 '로빈후드 투자'가 코로나19 이후 증시의 상승을 이끌었다면, 베트남에서 개인투자자인 'F0 투자자'가 상승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베트남증권기록센터(VSD)에 따르면 5월 말까지 신규 계좌 수는 13만 1763개에 달했다. 이 중에 국내 개인 신규 계좌수는 13만378개에 달한다. 이는 전년 평균 대비 62.5% 증가한 것이다.
베트남 증권사 전문가들은 "코로나 확산 국면에서 개인들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나섰으며, 이 가운데 급락 장세를 기회로 본 'F0 투자자'들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개미 투자자들은 증시에 대한 경험 및 지식이 거의 없기 때문에 'F0 투자자' 또는 '0번 투자자'로 불린다.
베트남 롱비엣중권사 (VDSC)의 분석팀은 5월 증시가 대폭 상승한 것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참여와 외국인들의 순매도 감소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5월 말부터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을 위해 매도를 늘렸다. 게다가 5월에 신규계좌 수 증가폭도 전월 대비 3000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5월 베트남 국내 투자자들의 거래액은 78조3800억동, 하루 평균거래액 (외국인 투자자 포함)은 5조7390억동으로 집계됐다.
◆ 6월 (1일~16일) 'F0 투자자' 차익 실현을 위해 매도 이어져…전망이 밝은 베트남, 외국인 투자자 발길을 다시 돌려
10일에 VN지수가 900선까지 회복하면서 지난 3월 최저 하락한 695보다 약 36.5% 반등했다.
VN지수가 900에 회복하자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위해 매도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베트남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오고 있다.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는 5월부터 점차 줄어들었다. 6월 들어 외국인은 순매수로 전환했다.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1조 1000억동을 순매도했지만 6월 1일~16일까지 14조8000억동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15일 미국 코로나 재확산의 우려로 VN 지수 30p 급락에도 불구하고 세계 3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콜버그클래비스로버츠 (KKR)는 빈그룹의 자회사인 빈홈 주식 15조동(약 6.5억 달러)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에 앤드루 브루드넬 애쉬모어그룹 펀드매니저는 블룸버그에 "모범적인 코로나19 방역 정책과 정부의 투자 가속이 베트남 경제 전망을 밝게 한다"면서 현재 운용 중인 770억 달러 규모의 프런티어 마켓 펀드 가운데 베트남 비중을 최대로 키웠다고 밝혔다.
◆6월 후반 베트남 증시 전망
미래에셋베트남은 '5월 베트남 경제 및 6월 증시전망'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봉쇄와 영업 중단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대부분 기업들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베트남 경제는 다른 국가의 증시에 비해 코로나19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을 수 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베트남 정부가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도록 효과적인 방역 정책을 펼쳐 증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지난 62일 동안 베트남 지역사회에서 신규 확진자는 0명을 기록했으며, 경제활동도 정상적으로 운영되면서 지난달 베트남 투자자들의 심리는 크게 개선됐다. 또한, 금리 인하와 같은 베트남 정부의 통화 정책 완화 방향은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따라서 6월에 VN지수의 상승세가 둔화하여 830~890 목표밴드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증권회사의 전망이다.
베트남투자개발은행 증권회사(BSC)는 코로나19로 베트남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어 베트남 증시의 상승세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VN지수는 800~880 포인트 사이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롱비엣증권(VDSC)은 베트남 내국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투자 참여와 외국인 순매도 압력 감소로 5월 증시의 상승세는 기대 이상으로 올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동시에 가격이 급등한 구간에서는 차익 실현 매물도 나오고, 새롭게 개설되는 계정의 증가폭도 둔화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3월에 비해 증시가 급등하면서 과거보다 주가가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게 됐으며, 베트남에서 원유와 돼지 고기 가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과 같은 리스크에 투자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6월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나면서 VN지수가 더 상승할 수는 있지만, 향후 추가 상승 폭은 그리 크지 않아 830~905 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안타증권베트남(YSVN)은 기업의 생산능력이 빠르게 성장하기는 어렵지만 이후 몇달 안에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을 예상했다. 또 제조 기업의 '탈중국' 추세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구조 조정 가운데 베트남이 주요 생산기지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안타증권베트남은 6월 VN지수는 820~823 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어 식품 제조업 (베트남 유제품 1위 비나밀크-VNM, 밍푸 수산물-MPC, 마산그룹-MSN) 및 전력 생산업 (바리어 열전기 회사-BTP, 하이풍 열전기 회사-HND)과 같은 방어성과 성장성이 있는 주식 등을 투자 추천 목록에 올렸다.
휭안투안(Huynh Anh Tuan) 에베레스트증권의 부회장은 응으어이라오동(Nguoi Lao Dong)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염병으로 인해 사람들의 수요 증가로부터 이익을 얻은 필수품 소매업 외에 수산물 산업도 매우 매력적이다”며 “특히 베트남-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EVFTA)이 발효된 후 수산물 및 해산물 수출 분야는 더 나은 기회를 많이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올해 최대 700조동의 베트남 정부 공공투자 지출 패키지 덕분에 건설, 교통 인프라, 철, 철강 등 일부 주식이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끌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편, 판중칸(Phan Dung Khanh) 메이뱅크 김앵(Maybank KimEng) 증권회사의 투자컨설팅부 총괄은 시장이 코로나19 패닉을 극복한 뒤 대부분의 주식이 상승한 가운데 정보기술과 필수품 소매업의 향후 전망이 가장 밝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의료 및 제약 주식 역시 우선 투자 종목 목록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스크, 손소독제 등 전염병 예방 지원의 제조 및 거래와 관련된 사업체들의 수익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외부 활동 및 병원 방문을 꺼리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건강 검진 및 치료 활동에 관련된 주식은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때문에 제약 및 의료 주식의 가격은 양극화할 수 있다고 판중칸 총괄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