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성역처럼 관리되는 메리츠금융지주 이사회
2019-01-17 00:00
외부 추천 사외이사 후보 '제로'···금감원에 제재 받기도
메리츠금융지주는 핵심 계열사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종금, 메리츠자산운용의 대주주이자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이다. 때문에 메리츠금융지주 이사회는 그룹의 철저한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는 성역과도 같다. 이 원칙은 사외이사에도 해당된다.
본지가 메리츠금융지주의 2017년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이사회에 보고된 사외이사 후보는 8명에 불과했다. 문제는 사외이사 후보의 추천자가 사외이사(3명)이거나 계열사(5명)라는 점이다. 즉 이미 검증된 사외이사나 계열사가 추천하지 않으면 메리츠금융지주의 사외이사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사외이사는 대주주의 독단과 전횡을 방지하고 경영진의 활동을 점검하기 위해 선임되는 외부 비상근 이사다. 보통 대주주 및 경영진을 견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다른 금융지주는 외부에서 추천받은 인사 상당수를 사외이사 후보로 관리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112명의 사외이사 후보 중 110명이 외부 자문기관 추천 인사, 나머지 2명은 주주 추천 인사였다. 신한금융지주는 182명 중 17명, 하나금융지주는 123명 중 5명이 외부 자문기관의 추천을 받은 사외이사 후보로 나타났다. 유독 메리츠금융그룹만 사외이사를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사외이사 관리 문제를 놓고 금융감독원이 나서서 제재를 내리기도 했다. 2015년 금감원은 메리츠금융지주가 사외이사 후보 선임원칙 수립·점검·보완을 통해 선임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경영유의 제재를 내린 바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외부추천자가 없다는 것은 사실상 사외이사도 자기 사람만 선임하겠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선임된 사외이사가 대주주의 경영방침이나 의사를 견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