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성폭행 파렴치범 아냐…여론재판 전 진상파악이 먼저”
2019-01-12 00:00
심석희 성폭행 의혹 조재범 가족 입장문 발표
심석희 선수 성폭행 의혹을 받는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의 가족이 “한쪽 말만 듣고 단정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합당한 단죄가 이뤄질 수 있게 협조해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조재범 전 코치가 파렴치한 행위와 무관하다고 굳게 믿고 있다”고 밝혔다.
조재범 전 코치 가족은 지난 10일 낸 입장문을 통해 “조 전 코치가 상습 폭행범을 넘어 상습 성폭행범으로 이미 인민재판·여론재판이 끝났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내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을 받아야 하지만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하게 처벌받은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석희 선수는 조재범 전 코치에게서 만 17살 때부터 4년간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달 17일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심석희 선수 사건에 대한 조재범 코치 가족의 입장>
한쪽의 말만 듣고 단정하지 마시고,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합당한 단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여러분의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지난 8일 모 방송사 뉴스를 시작으로 심석희 선수가 지난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습니다. 조재범 코치는 2018년 9월 19일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된 상태이며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제 아들 조재범 코치가 선수들을 지도하면서 과도한 체벌이라는 잘못된 방식을 사용한 것은 백번 천번 잘못되고 비판받아야 합니다. 저 역시 아들을 대신해 상처를 입은 선수들과 부모님께 깊이 사과를 드립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조재범 코치 역시 지난해 1월 16일 발생한 선수촌 이탈 사건 이후 드러난 폭행과 체벌에 대하여는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자세로 피해자들의 용서와 선처만을 빌어 왔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새로운 고소로 완전히 다른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천 건의 보도와 수많은 SNS 메시지로 도배되어 조 코치는 상습 폭행범을 넘어 상습 성폭행범으로 이미 인민재판, 여론재판이 끝났습니다. 조 코치가 잘못된 행동을 했다면 벌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잘못한 일이 없다면 하지 않은 일로 부당하게 처벌받은 일 역시 없어야 합니다.
심석희 선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스포츠 스타입니다. 대형 로펌과 전속 홍보기획사도 있습니다. 사건의 진실과 무관하게 영향력의 측면에서 조 코치는 약자입니다. 거대한 수레바퀴 밑에 깔린 개미처럼 조 코치의 목소리는 지금 누구도 들어주시지 않고 있습니다.
저는 제 아들의 행동을 비호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심석희 선수의 새로운 주장에 대하여 실제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또한 그러한 일이 형벌을 받을 범죄행위인지 정확한 판단을 받자는 것입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의 “폭로(disclosure)”라는 작품을 기억하시는 분이 있으실 겁니다. 한쪽의 주장만을 듣지 마시고 반대편의 입장도 같이 살펴주십시오.
먼저 피해자인 심 선수와 아버님께 부탁드립니다. 조재범 코치나 저희 가족들이 이 사건 이후 보낸 사과문, 편지, 문자, 전화를 모두 거부하고 찾아뵙기를 수십 차례 청해도 만나주지 않을 만큼 상처와 앙금이 깊은 것은 잘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난 14년간 함께 한 인연을 모두 부인하고 “조 코치의 폭행동기가 특정 선수를 밀어주기 위해 심 선수의 경기력을 일부러 떨어뜨렸다”는 오해는 이제 제발 거두어주시기 바랍니다. 또한 아무런 대가나 조건 없이 합의해 준 나머지 피해자 3인의 진의를 왜곡하는 말씀도 그만 멈춰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피해자를 지원하는 변호사님에게도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새 변호인을 찾고 열람복사신청을 하느라 고소장에 기재된 정확한 범죄사실 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 월요일 선고되는 항소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선고일을 불과 6일 앞둔 시점에 방송에서 고소 사실을 공개하고, 이를 근거로 다른 피해자들의 합의 철회를 유도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도록 대형로펌의 품격에 맞는 페어플레이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저희는 새로 선임한 대리인과 함께 1월 14일 항소심 선고 이후에 이 사건에 대하여 필요한 대응을 할 것입니다.
이 사건을 보도하는 언론관계자 분들께도 요청드립니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담는 “범인화 보도”를 멈춰주십시오. 현재 재판 중인 공소사실과 무관한 보도, 조 코치와는 아무 상관없는 다른 종목, 다른 코치, 다른 피해자의 사건을 마치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함께 다루며 조재범 코치를 여론으로 단죄하고 또 그 결과가 재판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중립과 정도를 지켜주십시오.
14일 선고를 하는 수원지방법원 제4형사부 재판부에도 엎드려 요청드립니다. 피해자는 1심 선고일을 4일 앞둔 2017년 9월 15일과 지난 11월 27일, 12월 17일에 이어 1월 8일에도 지상파 메인뉴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자발적으로 제출된 피해자 2인의 합의서도 이번 고소를 이유로 철회하도록 하는 서명을 받아 제출하는 등 행동하고 있습니다. 부디 새로운 고소사실에 대한 판단은 앞으로 이루어질 검경수사와 재판에 맡기고 이 사건의 공소사실에 한정하여 그 경위를 현명하게 살펴 공정한 판단을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조재범 코치는 초등학교 4학년 때인 1991년부터 지금까지 28년간 빙판 위에서 살아왔습니다. 인생 전부를 빙상을 위해 쏟았던 노력이 선수들과 부모님에게 피해를 주는 결과로 돌아온 것을 누구보다 조 코치 본인이 후회하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희 가족들은 조재범 코치가 지금 이야기되는 파렴치한 행위와 무관하다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
부디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명백백히 밝히고 정확한 법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2019년 1월 10일
조재범 코치 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