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없는 5G는 조던 없는 NBA"

2018-12-30 12:27
궈핑 회장 신년사서 작심 발언..."글로벌 211개 기업이 화웨이 선택"
올해 스마트폰 출하 2억대 돌파...통신장비 기술력 경쟁사보다 1분기 앞서

중국 베이징 소재 화웨이 매장의 로고.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이 세계 패권을 두고 치열한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5세대 이동통신(5G) 시장 선점을 위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대표적인 표적이 된 중국 화웨이는 스마트폰,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오히려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궈핑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난 27일 신년사에서 “미국과 영국·호주 등이 화웨이의 5G 통신장비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지만, 올해 전 세계적으로 26건의 계약을 달성했고 160여개 도시, 세계 500대 기업 중 211개 기업이 디지털화 전환 파트너로 화웨이를 선택했다”며 “최근 일어난 부당한 사건과 일시적인 좌절에 위축돼선 안 되며 글로벌 리더십을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궈핑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주요 국가에서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조직적으로 배제하려는 움직임과 미국의 멍완저우 부회장 체포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르면 새해 1월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 사용을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2013년부터 화웨이와 ZTE의 통신장비에 백도어(Backdoor) 프로그램이 설치돼 미국 내 주요 정보를 무단으로 반출할 수 있다고 의심해왔다. 개빈 윌리엄슨 영국 국방장관도 최근 화웨이 통신장비 도입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고, 정부가 지켜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하는 등 미국의 우방 국가들도 ‘화웨이 때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화웨이는 미국의 견제에도 세계 무대에서 성장 가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화웨이의 올해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한 1090억 달러(약 121조7000억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화웨이는 지난 26일 성명을 통해 올해 스마트폰 2억대를 출하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대비 30% 증가한 수치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화웨이의 주력인 통신장비는 이미 전 세계 170여개국에서 사용되고 있다. 5G 장비 기술력은 에릭슨과 노키아 등 경쟁사 대비 1분기가량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 데다 가격까지 30% 이상 저렴하다. 화웨이는 최근 인텔과 함께 2.6G㎐ 대역에서 5G 단독표준(SA) 기반의 5G 통신 ‘퍼스트콜(상용화 전 테스트 절차)’에 세계 최초로 성공을 거뒀다. 4G LTE와의 호환 없이 5G 통신이 가능한 SA 시대가 열리면 화웨이의 영향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이동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화웨이의 5G 장비 기술력은 삼성전자보다 1개월, 에릭슨·노키아보다 3개월 정도 앞서 있다”고 말했다.

궈핑 회장은 “화웨이가 참여하지 않은 5G 시장은 마치 스타 선수 없는 NBA(미국프로농구)와 같다”며 “최고 수준의 기술을 구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