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이번에도 ‘미전실’ 약진···계열사 CFO 과반수 차지

2018-12-10 17:45
김대환·유호석 신임 부사장 미전실 출신 눈길

[사진=각 삼성금융계열사]


삼성금융계열사 연말 정기인사의 특징은 지난해 해체된 그룹의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들이 대거 약진했다는 점이다. 특히 최고재무책임자(CFO) 대부분은 미전실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최근 6명의 부사장 승진자를 포함한 5대 금융계열사에 대한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금융계열사 가운데서도 지배구조 중심에 있는 삼성생명의 김대환, 유호석 신임 부사장의 경력이 눈에 띈다.

유 부사장은 삼성생명에서 자산운용 업무를 주로 맡았고 2015년 말 전무 승진과 함께 미전실 금융일류화추친팀에 합류했다. 금융일류화추진팀은 2004년 삼성그룹 내 금융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출범됐으며, 2015년 말 미전실 소속 정식 팀으로 편입됐다.

유 부사장은 지난해 미전실 해체 후 삼성생명에 복귀한 뒤 금융계열사의 작은 미전실로 불리는 '금융경쟁력제고TF(태스크포스)'의 TF장을 맡아왔다. 이 TF는 삼성생명을 비롯해 화재, 증권, 카드, 자산운용 등 금융계열사 업무를 총괄하고 중복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올해부터 실시된 금융그룹 통합감독 규제에 대응하는 업무도 맡아 왔다.

유 부사장과 함께 승진한 김 부사장도 미전실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근무한 바 있다. 김 부사장은 2015년 12월부터 삼성생명 경영지원실을 이끌면서 이사회 내 소위원회 중 위험관리위원회, 보수위원회, 지속가능경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삼성생명 경영의 핵심적인 부분을 맡아왔다.

김 부사장이 승진했지만 보직은 그대로 경영지원실장을 유지하면서 삼성금융계열사 CFO 중 과반수가 미전실 출신이라는 인사 경향도 유지됐다. 현재 삼성카드 CFO인 최영준 부사장도 미전실 전략팀을 거쳤고, 삼성증권 CFO였으나 우리사주 배당오류 사고 이후 CEO 역할을 하고 있는 부사장도 미전실 출신이다. 삼성화재 CFO인 배태영 전무와 삼성자산운용 CFO인 김유상 신임 부사장을 제외한 3명이 모두 미전실 출신인 셈이다.

이에 대해 삼성금융계열사 안팎에서는 그룹 미전실이 해체됐더라도 계열사 경영현안을 조율하는 업무를 맡았던 미전실 출신이 중용되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삼성금융계열사 관계자는 "과거 미전실에는 각 계열사에서 일을 잘한다고 발탁된 사람이 많았다"며 "미전실 출신이 계열사로 복귀하고 그 이후 승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