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폐지 ‘운명의 날’…‘증시 영향력’ 변수

2018-11-14 03:01
코스피 시가총액 9위…소액주주만 8만여명
증시 악영향·집단소송 가능성 높아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분식회계 논란으로 위기에 처한 바이오업계 강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향후 성장과 운명을 결정짓는 평가대에 오른다. 상장폐지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증시 영향력이 새로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후 진술을 듣고 금융감독원이 제출한 제재조치안을 의결한다.

만일 증선위가 분식회계 고의성을 인정할 경우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식 거래가 정지되고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게 된다.

다만 고의적 분식회계가 인정되더라도 상장폐지까지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3일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이 20조7427억원으로 9위에 올라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만 8만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상장폐지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증시 불안과 피해 규모는 클 것으로 전망된다. 소액주주의 집단소송 가능성이 충분한 데다, 국내 증시에 끼칠 악영향이 상당한 탓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국내 증시 불안이 가중돼 지난달 코스피 2000선이 무너진 이후 악화된 투자 심리는 이를 계기로 더욱 위축될 수 있다.

상장폐지를 피해간 선례는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고의 분식회계로 증선위 제재를 받았지만, 2016년 7월부터 10월까지 3개월간 거래가 정지되는 수준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유리하지 않다. 지난 7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내부문건'을 공개함에 따라 이 분식회계 논란은 새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문건 내용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도록 제일모직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부풀렸다는 것으로 압축된다. 이에 따르면, 여러 회계법인은 삼성 의뢰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 가치를 8조원 이상으로 평가했다.

이는 금융감독원 주장과 맥락을 같이한다. 금감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는 중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적법하게 회계처리를 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만일 이 내용까지 수용되면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