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환희유치원 말고 또 있다?…사립 유치원 원장, 감사관에 "총 쏘고 싶다" 발언
2018-10-16 00:01
한 사립 유치원 '아이들 약품 구입' 영수증에는 무좀약, 소화제도 적혀 있어
전국 '비리 유치원'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경기도 지역 감사에 참여했던 최순영 경기도교육청 대표 시민감사관이 현장에서 목격한 사립 유치원 운영 실태를 전했다.
최 감사관은 1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적발된 '비리 유치원' 들에 대해 "한마디로 공과 사가 구분이 안 되는 곳"이라며 "이 사람들은 국가가 해주는 돈은 다 내 돈이라고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감사 과정에서 드러난 비리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최 감사관이 방문한 한 유치원의 "'아이들 약품 구입' 명목의 영수증에는 무좀약, 소화제 등이 적혀있었다. 요리 교실을 위한 물품을 구입한다며 커피나 생리대를 산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최 감사관은 시민감사관이 전문가가 아니라는 일부 유치원 측의 주장에 대해 "시민감사관들이 자꾸만 갑질을 했다. 전문성이 없다 그러는데 우리 회계 감사들 전문성이 다있다. 변호사도 있고 노무사도 있고 회계사, 건축사, 교육 전문가, 활동가들, 급식 전문가들. 이런 사람들로 구성이 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부분은 회계 처리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물론 선생님들이 수련회 가서 술도 한잔할 수 있고, 교통비 조로 넣을 수 있다. 그렇지만 저희들이 적발한 건 그런 것들이 아니다. 누가 객관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저녁 7시에 그 시간대마다 막걸리, 맥주, 홍어회 이렇게 사서 달랑 들어가는 경우"라며 "유류도 경유 같은 경우에는 다 봐준다. 학원 차량이구나 하고"라고 받아쳤다. 또 "부정사용으로 판단될 경우 먼저 유치원 측에 해명 기회를 주고 2~3차례 검토를 거쳤다"고 설명했다.
유치원 원장이 감사관에게 폭언을 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최 감사관은 "모 원장이 우리 감사 팀장한테 '소리 없는 총이 있으면 정말 쏘고 싶다'고 했다더라"며 "그 얘기를 같이 현장에 나갔던 사람들이 다 들었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정말 멍했다"고 털어놨다.
최 감사관은 전국 사립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대한 전수 조사가 필요하다며 "어린이집은 도교육청 산하가 아니기 때문에 볼 수가 없다. 다같이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기도 화성 동탄에 위치한 환희유치원의 원장은 명픔 가방, 성인용품 구입 등 모두 6억8000여만원을 부정사용했다. 적발된 비리 종류도 13개에 달한다. 학부모들이 해명을 요구하며 자리를 마련했지만, 실신한 원장이 구급차에 실려 나가는 모습을 MBC가 14일 공개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