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청문회, 배우자 위장취업·위장전입 두고 도덕성 난타전

2018-09-11 09:16
배우자·자녀 등 3차례 위장전입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위창취업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0일 김기영 헌법재판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배우자·자녀 등 가족의 3차례 위장전입과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위장 취업한 의혹 등에 대한 집중 질의가 이어졌다. 아울러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더불어민주당 추천 인사인 김 후보자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에서 활동한 점과 관련해 정치성향도 문제 삼았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이날 "후보자는 자녀를 사립 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상습적으로 위장전입을 했고 배우자는 부모님이 경영하는 회사에 이사로 등재돼 5년간 3억4500만원을 받는 등 위장취업 의혹이 제기됐다. 이는 문 대통령의 인사청문 제도상 낙마 기준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권의 영향을 받는 특정 이념과 정치성향이 강한 인사는 절대로 헌법재판관 자리에 있으면 안 된다"며 김 후보자의 정치성향을 문제 삼았다.

최교일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가 김명수 대법원장과 가까운 사이인데 민주당이 이석태 후보자를 추천하기 부담스러워 대법원장 추천 몫과 민주당 추천 몫을 바꿨다는 '트레이드설'이 있다"며 "이번 재판관 추천은 '코드 추천'이라는 말이 많다"고 비판했다.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은 "배우자가 모친 회사에 상근하지도 않고 부정기적으로 모친을 수행하고 다니며 일하면서 직원 평균 연봉 이상의 월급을 받는 게 적절한가"라며 휴대전화 통화내역 기지국 위치, 직원 진술서 등 근무 사실을 입증할 자료 제출을 요구했고, 김 후보자는 "부인이 실제 근무하고 있고, 장인 장모의 비서가 주 업무"라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위장전입 의혹에 대해 "제가 몰랐던 부분도 있고 처(아내)가 한 부분도 있지만, 잘 살피지 못한 잘못이 있다. 도덕적 기준에 부합하지 못한 점은 송구스럽다"고 사과한 뒤 "지난 10년간 재판과 연구에 집중하고 사느라 재산 관리나 제 월급이 얼마 들어오는지도 관심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후보자는 김명수 대법원장 측근이라는 지적에는 "국제인권법연구회를 하면서 몇몇 행사에서 본 그 정도 관계"라고 했다가, 이어진 추가 질문에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자문그룹의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4·27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건국 시기 논란 등 여러 현안에 대한 질문이 나올 때마다 "후보자로서 언급하는 게 부적절하다"며 답변을 피해갔고,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사건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사건으로 후보자가 이야기하는 게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임기 만료 후 변호사 개업 여부에 대해선 "사익 추구를 위한 활동은 않겠다"면서 "공익 변호를 위해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지만, 국민이 그 부분도 문제가 있다고 하면 개업하지 않겠다"고 했다.

김 후보자를 추천한 여당 의원들은 이날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수사'에 대한 견해를 묻거나 주로 정책 질의를 하며 의혹에 대해 해명할 기회를 마련해 방어했다.

강훈식 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관의 정치적 성향은 별로 문제가 안 된다"며 "후보자는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데, 법원의 예산 지원을 받는 합법적 연구단체"라고 엄호했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 역시 "긴급조치에 대해 대법원 판례에 반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은 잘한 판결로, 후보자는 그간 개인의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도 소신 판결을 해왔다"며 "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재판관 되는 게 헌재 위상에 맞지 않다는 비판은 망국적 관점"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진보 성향을 문제 삼는 지적에 "오늘 내 결정이 과거 현재 미래에 항상 통할 수 있는지 고민하는 자세로 임할 뿐, 진보, 보수 그런 부분에 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답했다.

한편 인사청문특위는 여야 지도부 합의가 늦어지면서 청문회 시작 당일에야 첫 전체회의를 열고 김동철 위원장을 비롯해 여야 간사 선임 안건을 의결하고, 인사청문 실시계획서를 채택했다. 따라서 증인·참고인 소환은 하지 못했으며 오전에야 정식으로 자료 제출 요구를 하는 등 부실하고 무리하게 청문회를 진행했다는 비판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