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헌법재판관 2명 지명...이상민 탄핵심판·검수완박 권한쟁의 '관심'

2023-03-05 11:24
2명 '진보' 지명 시 위헌정족수 6명 넘겨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윤석열 정부의 첫 헌법재판관 임명이 임박했다. 헌법재판소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심판 등 굵직한 사건 선고를 앞둔 가운데 헌재의 지형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명수 대법원장은 헌법재판관 후보 8명 중 2명을 지명해 이르면 6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할 예정이다. 

이선애 재판관과 이석태 재판관은 각각 3월, 4월 연이어 임기가 끝난다. 현재 헌법재판소에는 이상민 장관 탄핵안,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심판 등이 심리되고 있다. 이선애·이석태 재판관 퇴임 시까지 결론이 나지 않으면 이에 대한 판결은 후임 재판관 국회 청문회, 대통령 임명 절차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3명씩 지명해 대통령이 최종 임명하는데 두 재판관의 후임은 모두 대법원장이 지명할 차례다. 11월에는 유남석 헌재소장의 임기가 끝나는 등 윤 정부 기간 재판관 9명이 모두 교체되는데 9월 퇴임을 앞둔 김 대법원장이 첫 단추를 꿰게 된다.
 
헌재 재판관은 모두 9명으로 현재 진보 재판관이 다수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9명 중 4명(유남석 소장·김기영·문형배·이미선 재판관)이 진보 성향의 법원 내 연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와 우리법연구회 출신이고, 이은애 재판관도 특정 모임 출신은 아니지만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선애 재판관은 보수 내지 중도 보수, 이석태 재판관은 민변 출신으로 '강성'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는다.
 
김 대법원장이 2명의 진보 재판관을 추가로 지명하면 9명으로 구성된 헌재 내 위헌 정족수(6명)를 넘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추천 후보자 명단과 함께 주요 판결, 업무 내역을 법원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김 대법원장이 대법원장 몫으로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면, 별도의 인준 표결 없이 국회 인사청문회만 거친 뒤 헌법재판관이 된다.
 
헌법재판관 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헌법재판관 후보를 8명으로 압축해 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후보에는 차장 출신인 김형두(사법연수원 19기)·김인겸(18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흥준 부산고등법원장(17기), 김용석 특허법원장(16기),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22기), 하명호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22기), 노경필 수원고법 부장판사(23기), 정정미 대전고법 판사(25기) 등이 올랐다.
 
이들 8명 중 하 교수를 제외한 나머지 7명은 법관이며 여성은 정 고법판사가 유일하다. 이른바 '서오남(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이 절반을 차지했다. 최영애 추천위원장은 "헌법적 정신·가치 실현과 국민 기본권 보장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추고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존중하며 사회적 약자가 겪는 차별과 인권침해 문제에 깊은 공감과 통찰력을 겸비한 사람들을 추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