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인수합병...생보 '빅5' 시대 연다
2018-09-05 19:00
신한금융그룹이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품에 안으면서 생명보험업계가 '빅5'로 재편될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PCA생명을 합병한 미래에셋생명까지 대형사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향후 인수합병(M&A)을 통해 대형사가 되려는 보험사의 덩치 경쟁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금융지주는 5일 이사회를 열어 MBK파트너스가 보유한 오렌지라이프 지분 59.15%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이번에 인수한 오렌지라이프를 기존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합병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두 생보사를 따로 유지할 경우 뚜렷한 시너지가 없는데다 오히려 비용만 늘어난다고 인식된 탓이다.
그러나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인터넷 전문 보험사로 사이버마케팅(CM) 채널 이외에서 교보생명과 경쟁하지 않는 점과 안방보험이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직접 관리·감독을 받고 있는 비상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한금융지주의 상황과 유사하지 않다는 게 보험업계의 중론이다.
향후 합병이 가시화되면 보험업계에서 신한생명의 위상도 대폭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29조7254억원, 수입보험료 5조2100억원으로 중형사(각각 업계 7위)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결국 삼성과 한화, 교보, 농협 등 빅4 체계가 굳어졌던 생보업계에서 새로운 강자가 출현하는 셈이다. 특히 기존 강자였던 빅4가 흔들리고 있는 시점이라 새로운 신한생명이 더욱 강력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농협생명이 제대로 영업을 시작한 2012년 기준 59.78%에 달했던 빅4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52.55%로 차츰 하락하는 상황이다.
또 올해 PCA생명을 합병한 미래에셋생명에 이어 신한생명까지 오렌지라이프를 품게 되면서 대형사가 되기 위한 몸집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M&A를 통해 대형사로 탈바꿈한 보험사가 차례로 등장하면서 다른 보험사도 이에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시각이다.
특히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이전 M&A 시장에 나올 중소형 생보사가 적지 않아 인수합병을 통한 생보업계 지각 변동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는 예측이 많다.
생보사 관계자는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품게 되면서 기존 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며 "인수합병을 통한 대형사 합류를 원하는 다른 보험사가 또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