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수준 이른 '비만'…관리대책 범정부 통합된다

2018-07-26 12:04
국내 고도 비만율 2030년 9% 전망 나와…의료지원 강화, 제도도입, 기존 사업 확충 추진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비만관리를 위한 정부 제도·사업 등이 통합된다. 관계 부처 간 조율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이 수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복지부는 24일 권덕철 차관 주재로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교육부 등 관계부처(9개 부·처·청) 합동으로 마련한 ‘국가 비만관리 종합대책(2018~2022)’을 확정했다고 26일 밝혔다.

국내에서 비만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국내 고도 비만율이 2015년 5.3%에서 2030년에 9%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또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006년 4조8000억원에서 2015년 9조2000억원으로 10년간 크게 증가했다.

이번 대책은 영양․식생활․신체활동 등 분야별 정책연계를 통해 범정부 차원의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비만 예방·관리를 위해서다. 복지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2년 비만율(추정치 41.5%)을 2016년 수준(34.8%)으로 유지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비만에 대한 의료지원이 강화된다. 올해 하반기부터 고도비만 수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2020년에는 수술 전 단계 고도비만자 교육․상담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적용 방안이 검토된다.

내년에는 비만학생의 경우 조기에 비만치료로 연계할 수 있도록 학생 건강검진 항목에 ‘대사증후군 선별검사’가 추가된다. 또 복지부는 현재 보건소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만운동클리닉’이 반영된 표준화된 사업모델을 올해 중 개발해 2022년에 전국 보건소로 확대한다.

비만관리를 위한 제도도 새로 도입된다. ‘전 국민 대상 건강 인센티브(유인책)’는 운동·건강관리 정도 등을 평가해 우수자에게 체육시설이용권, 진료바우처(상품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제도다. 시범사업을 거쳐 2022년에 시행된다.

‘건강친화기업(가칭) 인증제’는 신체활동 증진, 비만관리 등에 우수한 기업을 정부가 인증하는 제도다. 인증기업에는 건강보험료 감면, 공공조달 입찰 등에 대한 혜택이 고려된다. 정부는 2020년부터 중소기업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지자체에서도 비만관리가 추진된다. 우선 내년부터 ‘건강도시’ 활성화가 이뤄진다. 지자체는 건강한 도시환경과 문화를 조성하고, 중앙정부는 재정·행정적으로 지원하게 된다. 또 2027년까지 생활밀착형 ‘국민체육센터’ 143개소를 설립한다.

기존 비만 관련 사업·센터 등도 확대·확충된다. 대상은 △영양플러스사업 △돌봄놀이터사업 △과일간식지원사업 △저소득층 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사업 △복부비만자 보건소 모바일 맞춤형 건강관리 지원사업 △생활체육지도자 지원 △근로자건강센터·장애인형국민체육센터 등이다.

이외 △모유수유시설 위치정보 이동통신 애플리케이션 구축 △폭식조장 미디어·광고 가이드라인 개발 △비만 집중관리 가이드라인 개발·보급(내년) 등을 추진한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비만관리 종합대책은 처음으로 관계 부처 간 정책 조율을 통해 범정부 차원의 비만종합대책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만은 발병 이전에 예방․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혼밥․혼술 문화 유행, 서구식 식생활 만연 등의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