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경영권 방어 또 성공... 옥중 상황에도 신동주에 '5전5승'
2018-07-01 12:34
한국 롯데 매출, 일본 롯데에 20배… '저돌적 리더십’이 표밭 다져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 수감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또 한번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신 회장은 지난달 29일 도쿄 신주쿠 본사에서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경영권을 지켰다.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부회장의 이사 해임안,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 선임안이 모두 부결된 것. 이들 안건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제안해 상정된 것으로,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했다.
2015년 이후 형제간 5차례에 걸친 경영권 대결 중 이번 주총은 신동빈 회장에게 가장 큰 위기였다. 올해 2월부터 구속 수감된 신 회장은 사상 처음 일본 롯데 주총에 불참한 터라, 그룹 안팎에선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복귀 또는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이 ‘어쩌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결국 일본 주주들이 주총 당일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신 회장은 ‘옥중 경영권 방어’를 이룰 수 있었다. 롯데지주는 주총 직후 “신 회장이 부재중인데도 일본 주주들이 다시 한번 지지를 보내줘 다행”이라며 “어려운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 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이 이번 승리까지 더해 신 전 부회장과의 표대결에서 5전5승을 거둔 비결은 ‘한국롯데의 뛰어난 실적’과 ‘리더십’ 때문으로 재계는 보고 있다.
특히 신 회장 특유의 저돌적인 리더십도 일본 주주들의 흔들림 없는 지지를 이끌어낸 요인으로 풀이된다. 신 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장으로 취임한 2004년 이후 롯데그룹은 각종 인수합병을 통해 재계 서열 5위로 부상, 확고한 지위를 다졌다. 신 회장이 정책본부장 취임 이후 진두지휘한 인수합병 건은 40건에 14조원이 넘는다.
다만 롯데홀딩스 주요 주주인 광윤사(28.1%)의 최대 주주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의 지분 27.8%를 보유한 종업원지주회에 대한 포섭 작업을 계속 하고 있어 상황은 유동적이다. 9월 예상되는 신동빈 회장의 2심 판결도 변수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자신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을 통해 “이번 주총 결과에 유감”이라면서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 가치 및 이해 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