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저축성보험 판매 줄자 수익 '뚝'
2018-06-20 19:00
IFRS17 도입 앞두고 체질개선 차원...준비금적립 부담 커 판매 60% 급감
[사진=생명보험협회]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생명보험사들의 수익성이 벌써부터 흔들리고 있다. 준비금 적립 부담이 큰 저축성 보험의 판매를 줄인 탓에 일찌감치 영업 실적이 급감했다.
특히 올해는 저축성 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채널의 약화가 두드러졌다.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은 농협·동양·ABL생명 등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생보사 초회보험료는 2조6137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조5735억원 대비 37.6%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보험료도 28조6014억원에서 26조1154억원으로 8.7% 감소했다.
2021년 IFRS17이 도입되면 지금까지 원가로 평가됐던 보험부채가 시가로 평가된다. 이 경우 보험부채가 대폭 늘어나 대부분 보험사들이 대규모 추가 적립금을 쌓아야 한다.
문제는 저축성 보험의 준비금 적립 부담이 보장성 보험보다 더 높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대부분 생보사는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이고 보장성 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한 체질 개선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고 보장성 보험 판매가 늘어나지도 않았다. 보장성 보험 판매 실적은 35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4492억원 대비 22% 줄었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판매 실적도 4949억원에서 4637억원으로 6.3% 감소했다.
변액보험의 실적이 나아진 게 유일한 희소식이었다. 1분기 변액보험 판매 실적은 7412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1분기 5455억원 대비 35.9% 늘었다. 지난해까지 2000선 박스권에 갇혀 있던 코스피 지수가 올해 3월 말 2400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변액보험 혼자서 생보사 실적을 견인하지는 못했다.
영업 채널 별로는 저축성 보험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던 방카슈랑스 채널의 약화가 두드러졌다. 1분기 방카슈랑스 채널의 영업실적은 1조4212억원에 불과해 지난해 2조6922억원 대비 47.2% 줄었다.
때문에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은 일부 생보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기준 BNP파리바생명(의존도 99.18%), 농협생명(96.22%), ABL생명(89.25%), 동양생명(88.14%) 등이 방카슈랑스 채널 의존도가 높았다.
생보사 관계자는 "벌써부터 IFRS17 영향으로 저축성 보험 상품을 마음대로 판매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IFRS17이 도입되기 전까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