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대선-올해 지선] ①수도권-변화 적은 1·2당, 사라진 3당

2018-06-07 16:50
문 대통령, 지난 대선 수도권 약 42% 득표
나머지 58% 모으려는 야권…3당 지지층 사라져
5·9 대선으로 본 6·13 전망

안철수(왼쪽부터), 김문수,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가 부처님오신날인 지난달 22일 오전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6·13 지방선거가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해 5월 9일 제19대 대통령선거 이후 1년 1개월여 만의 전국 단위 선거다. 최근 이처럼 전국적인 선거가 1년여 만에 치러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만큼 지난해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는 남다른 비교 대상이 된다. 작년 대선과 올해 지방선거를 견줘봤다. <편집자 주>
 
약 1년 전 문재인 대통령은 전국에서 41.08%의 지지를 얻어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 대통령 취임 후 1년간 남북 정상회담 등 큰 사건들이 일어났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하는 등 정계개편도 있었다.

1년 전 각 대선 후보들의 득표율과 현재 나오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비교해본다면 민심의 향방을 대략적으로나마 추측해볼 수 있다.

먼저 서울시장이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는 단일화 불씨를 꺼트리지 않고 있다.

이들의 공통된 인식은 문재인 대통령을 찍지 않은 중도 혹은 보수의 표심을 하나로 모으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 서울에서 문 대통령(42.34%)을 찍지 않은 약 57%의 표를 얻으면 서울시장에 당선될 수 있다는 셈법이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20.78%를 얻어 3위를 기록했다. 홍 대표의 뒤를 이은 김문수 후보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10% 초반 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 후보와 유승민 공동대표가 간판인 바른미래당은 기대가 더 컸다. 안 후보는 당시 서울에서 22.72%의 지지로 2위를 기록했고, 유 공동대표 또한 7.26%의 의미 있는 지지를 받았다. 

단순 합산해도 30% 가까이 되는 만큼, 안 후보가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권 대표선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지난 6일 발표된 KBS·MBC·SBS 지상파 방송 3사의 합동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는 49.3%의 지지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문 대통령이 서울에서 얻었던 득표율을 웃돈다.

뒤이어 김 후보가 13.6%, 안 후보가 10.7%로 오차범위 내에 있다. 안 후보는 대선 당시 서울에서 홍준표 한국당 대표를 앞섰지만, 이제는 김 후보에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는 현실이다.

인천을 살펴보자. 대선 당시 인천은 문 대통령(41.2%), 안 후보(23.65%), 홍 대표(20.91%) 순으로 표를 보냈다. 유 공동대표는 6.54%를 득표했다.

방송 3사의 최근 조사에서 박남춘 민주당 후보는 40.6%, 유정복 한국당 후보는 19.2%, 문병호 바른미래당 후보의 경우 1.7%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한국당은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반면, 바른미래당의 경우 큰 차이를 보였다. 안 후보의 대선 지지층이 사실상 문 후보에게 이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상황도 비슷하다. 경기는 대선에서 문 대통령(42.08%), 안 후보(22.91%), 홍 대표(20.75%) 순으로 표를 보냈다.

방송 3사의 최근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8.6%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고, 남경필 한국당 후보 19.4%,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 1.9% 등 순이다.

인천과 마찬가지로 안 후보나 유 공동대표 지지층이 김 후보 지지로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제3당의 필요성’ 탓으로 분석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선 민주당과 한국당을 대체할 제3당의 필요성이 안철수 후보를 통해 분출됐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견제할 수 있는 야권이 누구냐를 가리는 싸움으로 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계완 정치평론가는 “지난 대선에선 거대 양당 패권세력에 대항할 제3정당의 필요성이 중요한 화두였다면, 이번 지방선거에선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 중 누가 앞으로 보수야권의 주도권을 가질 것이냐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패권정당 두 개만 존재했던 시점에는 제3정당이 필요했다. 현재는 한국당이 몰락하고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로 질주하고 있다. 제3정당의 필요성이 없어진 정치적 상황이 바른미래당의 지지율 하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지상파 방송 3사가 여론조사 기관인 칸타퍼블릭, 코리아리서치센터,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5일 각 시·도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800~1008명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신뢰수준은 95%에 표본오차는 3.1~3.5%p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나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www.nesdc.go.kr)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