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를 8일 앞둔 5일 김문수 자유한국당·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의 단일화 문제가 핵심 이슈로 재부상했다.

김·안 후보 모두 단일화는 쉽지 않다고 하고, 한다 해도 자신으로 해야 한다는 당위를 강조하면서도 계속 접촉을 이어가고 있어 성사 가능성이 주목된다.

앞서 두 후보는 지난 3일 서울 관악구 모처에서 만나 단일화 의사를 타진했지만, 방식에서 김 후보와 안 후보가 각각 '당 대 당 통합'과 '김 후보의 양보'를 주장하며 협상이 결렬됐다.

김문수 캠프 정택진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정치적 예의와 시·구의원 후보와 관련한 현실적 문제로 협상이 결렬됐다"며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집중유세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이에 대해 "절대라는 말은 글쎄.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제가 아직 (대변인 발표를) 안 봤다"며 여지를 남겼다.

안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란 한 후보에게 시민들의 지지가 모아지면 다른 후보가 대승적 차원에서 양보하거나 결국 유권자들이 표를 모아주는 방식"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완전히 닫기보다는 기존의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도 이날 상대 당 후보에게 물러날 것을 일제히 요구하며 단일화 불씨를 키웠다.

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서울시민과 야권에서 절실히 요구하고 있다"며 "안철수 후보가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해주면 지방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권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적었다.

반면 손 선대위원장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무래도 지금 추세로 보면 안 후보가 우세하다. 안 후보가 대표성을 갖고 있다"며 "결국은 김 후보의 결단이다"고 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 김·안 후보와 박원순 후보간 지지율 격차가 좁혀질 가망이 적은 만큼, 물밑에선 두 후보간 협상이 치열하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날 안 후보 측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김 후보 측근인 차명진 전 의원이 주고받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가 공개되면서 양 측간 선거연대 구상이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메시지 내용을 보면 김 교수는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위해 손 잡고 지선 이후 정계개편을 주도하기 위한 통합을 제안했고, 차 전 의원은 단일화보다 양당의 통합을 우선했다.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두 후보가 현실적인 단일화 데드라인으로 여겨지는 6일 만나 최종 합의를 도출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7일부턴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돼 경선이 불가능하다. 

한편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테크노마트 신도림점에서 열린 자영업자들과 대화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어떤 선거에서도 시민의 마음을 사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선거 공학적 접근으로는 영향을 미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