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에 나선 여야 서울시장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개막을 하루 앞둔 30일 공개 토론에서 격돌했다.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자유한국당, 안철수 바른미래당, 김종민 정의당 후보는 이날 밤 KBS 초청 TV토론회에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김문수 후보와 안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박 후보를 협공했고, 박 후보는 반격에 나섰다.

핵심은 서울시 미세먼지 정책이었다. 박 시장이 150억원을 날렸고 전국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이를 공격한 것이다.

김문수 후보는 "미세먼지 때문에 전부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다닐 수 없는 지경인데 박 시장은 제대로 한 게 없다"고 쏘아붙였다.

안 후보는 "(박 시장이 미세먼지 대책에) 150억원을 먼지처럼 날려버린 것에 대한 비난이 있다"며 "오죽하면 민주당 경선에서 다른 후보들이 '제발 남 탓하는 시장이 되지 말라'고 했겠느냐"고 했다.

박 후보는 이에 "대중교통 무료화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마중물 사업이지 종국적 정책은 아니었다"면서 "독일의 경우 평소에도 대중교통 무료화를 하고 파리도 검토한 적이 있다. 서울시만 한 게 아니다"라고 맞받았다.

재개발·재건축 문제를 놓고도 한 치의 양보 없는 신경전이 펼쳐졌다.

김문수 후보는 "재개발, 재건축을 안 해서 박 시장 7년간 400곳 이상이 막혀있다"며 "박 시장이 (재개발이 안 된) 동네에서 같이 살아야 한다. 본인은 좋은 데 살고 남들은 냄새나는 곳에 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과거 이명박·오세훈 시장 시절에 1천개가 넘는 뉴타운 재개발·재건축으로 아수라장이 돼 갈등이 많았던 서울을 간신히 교통정리 해놓은 상태"라며 "김문수 후보는 뉴타운 재개발을 전면 허가해주겠다고 하는데 (과거로) 되돌아가겠다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응수했다.

후보들 간 신경전도 벌어졌다.

안 후보가 김종민 후보를 향해 "박 후보 도우미로 나온 것 아닌가 한다"고 지적하자, 김종민 후보는 "김문수·안 후보 사이에는 도랑이 흐르지만, 박 후보와 나 사이에는 한강이 흐르는 것처럼 생각이 전혀 다르다"고 맞받았다.

박 후보는 "(안 후보가) 저번에 서울시장을 양보해주셨고, 당 대표로서 저를 아주 세게 지지했다"며 "지금 이렇게 비판하시니 좀 야박하다, 서운하다 이런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