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유언대용부터 부동산까지…공들이는 신탁업

2018-05-07 17:06
신한ㆍ우리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관심

은행들의 신탁업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미 유언대용부터 후견, 반려동물 등 다양한 종류의 신탁상품이 출시됐고, 신탁업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도 눈에 띈다.

또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부동산신탁시장 신규 진입을 허용하겠다고 밝히면서 추이가 기대되는 상황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등이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존 신탁사 인수 또는 신규 설립 등을 다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KB국민은행이 KB부동산신탁을, KEB하나은행이 하나자산신탁을 각각 보유하고 있어, 경쟁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KB부동산신탁은 올 1분기 신규 수주 실적 1위를 차지하는 등 선전하고 있다. 하나자산신탁도 3위로 올라섰다.

부동산신탁업은 은행 및 금융지주사가 비이자이익 확대과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눈독을 들일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신탁회사 11곳의 당기순이익은 5061억원으로, 전년보다 28.7%(1128억원) 증가했다. 11곳 모두 100억원 이상 흑자를 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취급 가능한 신탁업 범위 내에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시장 규모가 크고 수익성 또한 양호한 부동산신탁업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현재 은행들은 퇴직연금, 유언대용, 동산관리 등에서 신탁업을 활발히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신탁업 수탁액은 총 204조8318억원 규모로, 1년 전보다 14.67%(26조2051억원) 증가했다. 이 중 신한은행은 퇴직연금 부문에서 8년째 은행권 1위에 올랐다.

이렇듯 은행들은 저마다의 신탁업 분야를 구축하고 있다. 더욱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제도적 뒷받침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지난해 기획재정부, 법무부, 금융위원회가 함께 관계부처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신탁업법 제정을 예고했지만, 1년 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부동산신탁업 신규 인가 자체가 2009년 이후 9년 만에 재개됐다"며 "관련제도가 시의적절하게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