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D-50] 수도권 판세, 서울·경기 ‘뚜렷’…인천 ‘혼돈’
2018-04-23 19:00
6·13 지방선거전의 수도권 판세가 서울·경기와 인천에서 서로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서울은 박원순 시장이 앞서며 '1강 2중' 구도를 형성했고, 경기도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가상대결에서 야당 후보를 크게 제쳤다.
반면 인천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박남춘 의원과 자유한국당 소속 유정복 인천시장 간 지지율이 혼전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주 박 시장이 민주당 경선을 통해 후보로 확정된 후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세론이 조심스레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8일 리얼미터가 서울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성인 1035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 수준에 ±3.0%포인트, 지난 5~6일 실시)한 결과 박 시장, 예비후보였던 박영선·우상호 의원 3명은 각각 김문수 후보, 안철수 후보, 신지예 녹색당 후보, 인지연 대한애국당 후보와의 5자 가상대결에서 큰 격차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을 민주당 후보로 가정했을 경우에는 박원순 후보 50.3%, 김문수 후보 16.6%, 안철수 후보 20.4% 등으로 조사됐다. 해당 여론조사의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서울시장 선거에 대해 “여당 우위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2~3위를 놓고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각각 민생 현장을 누비며 분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지지율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소속 정당의 낮은 지지율 때문이라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경기도의 경우도 비슷한 모습이다. 최근 실시한 여론 조사들을 종합해보면 이재명 후보가 한국당 후보인 남경필 지사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이홍우 정의당 후보, 홍성규 민중당 후보 순이었다.
사실상 '2파전'으로 치러지는 경기도지사 선거는 정당만큼이나 상반된 이력을 가진 인물들의 대결로 눈길을 끈다.
이 전 시장은 성남시장 시절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도전하며 이름을 알렸지만 소년공 출신으로 노동 인원변호사로 경력을 쌓아왔다.
남 지사는 현역 지사라는 강점뿐만 아니라 아버지로부터 지역구를 물려받아 여의도에 입성했다는 귀족이미지를 지녔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개혁소장파로 자신만의 이미지를 착실하게 만들어왔다.
성남시장으로 시작해 경기도청 입성을 노리는 이 후보와 재선으로 수성에 성공하려는 남 지사의 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다.
인천시장 선거에선 민주당 친문 핵심인 박남춘 의원과 한국당 소속 재선 도전자인 유정복 인천시장이 맞붙는다.
유 시장과 박 의원은 제물포 고등학교와 행정고시 1년 선후배 사이다. 그러나 정치적 행보는 전혀 달랐다.
박 의원은 참여정부에서 국정상황실장과 인사수석비서관을 지낸 ‘친문’이다. 반면 유 시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박근혜 정부 때는 안전행정부 장관을 맡은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다.
인천시장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유정복 시장의 재선 여부다. 인천은 그동안 ‘보수 텃밭’'이었다. 2010년 송영길 민주당 의원이 인천시장에 당선된 사례를 제외하면 5번의 선거에서 모두 보수진영이 깃발을 꽂았다.
그러나 민주당은 현재 각종 여론지표에서 박 의원이 유 시장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4년 만에 인천시장을 탈환하기 위해 총력전을 기울일 방침이다.
바른미래당에선 인재영입 1호인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과 이수봉 인천시당위원장이 출마선언을 했고, 정의당에선 김응호 인천시당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박 의원에 대한 인지도가 낮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유 시장에 대한 민심이 상당히 악화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박 의원이 (인천시장 선거 승리를) 가져갈 것이라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