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소비 ‘MEN 파워’ 커졌다…그루밍족·욜로족 영향
2018-04-12 07:50
신세계 남성 전용 카드 한달 실적 분석 결과, 월 평균 여성보다 7배 더 소비
“예전엔 여자친구나 아내 분 옷을 사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본인 옷을 사러 오는 남성고객이 많아졌어요.”(신세계 강남점 남성의류 매장 직원)
외모를 가꾸는 ‘그루밍족’과 ‘욜로족’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남성 고객이 백화점의 ‘큰손’으로 부상했다.
11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최근 30~40대 남성들이 명품과 의류 등을 구매하기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열고 있다.
특히 신세계 멘즈라이프 카드 사용 고객 중 74%는 30∼40대 젊은층으로, 외모 가꾸기에 과감히 지갑을 여는 그루밍족의 움직임이 빨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장르별 매출 순위를 보면 카드를 가장 많이 쓴 분야는 ‘명품’ ‘남성 의류’ ‘생활’ 순이었다. 여성 고객들의 경우, 장르별 매출 순위는 ‘명품’ ‘생활’ ‘식품’ 순이었다. 백화점을 찾은 남성들은 여성들보다 패션에 더 투자하는 셈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남성 고객의 매출이 전체의 34%를 차지하는 등 2010년 28.1%에 비해 지속적으로 매출이 늘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의 남성 고객 비중 또한 2015년 31.0%에서 2016년 32.4%, 2017년 33.1%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남성 고객 매출이 급증하면서 백화점들은 잇달아 특화 매장과 행사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 봄시즌을 맞아 남성 의류 편집매장을 강화했다. 잠실점 5층엔 남성 고급정장 맞춤숍 ‘타카오카 컬렉션’을 열었다. 용산 아이파크몰도 지난 1일 패션파크 5~6층을 남성 전문 매장으로 리뉴얼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3일부터 22일까지 모든 매장에서 ‘멘즈위크’ 행사를 진행한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디스퀘어드2, 폴스미스, 디젤 등 컨템포러리 브랜드들은 최대 60%까지 할인 판매한다.
박순민 신세계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업계 최초로 출시한 남성들만을 위한 카드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등 여성 못지 않은 패션감각으로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남성들이 백화점에서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