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내일 MB 기소...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2018-04-08 11:56
공판준비기일 4월 말쯤…검, 추가기소 가능성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40억원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350억원의 비자금을 횡령하고 110억원대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22일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내일 재판에 넘겨진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신봉수)는 구속기간을 하루 앞둔 9일 이 전 대통령을 구속 기소할 방침이다. BBK 주가조작 피해자가 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지 178일 만이다.

검찰은 우선 구속영장에 포함된 혐의를 중심으로 공소 사실을 정리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영장에는 뇌물수수, 횡령, 조세포탈, 직권남용 등 10개 이상 혐의가 적시됐다.

검찰은 현재까지 파악한 혐의들로 재판에 넘긴 뒤 향후 선거개입 및 국정원 특수활동비 유용, 김윤옥 여사와 이시형씨 등 가족 연루 의혹 등 수사 진행상황에 따라 추가기소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구속기소 이후에 재판부가 배당되고 이 전 대통령의 신분은 '구속 피고인'으로 전환된다.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중 핵심은 뇌물 혐의다. 주된 공소사실이 뇌물일 경우 주로 부패전담부에 배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진행에 앞서 진행 관련 사안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은 4월 말쯤 열릴 것으로 예정이다.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지난해 4월17일 기소, 배당된 후 보름이 지난 5월2일 첫 공판준비기일을 가졌다. 다만, 공판준비기일에 피고인 출석의무가 없어 이 전 대통령이 재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공판기일이 진행되면 검찰과 이 전 대통령측의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다스' 실소유자이자 모든 의혹의 정점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이 전 대통령 측은 '정치 보복'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하고 있다.

한편, 지난 5일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구속기소와 관련해 "현재 구속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 틀에서 크게는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구속기소 이후에도 수사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