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금호타이어, STX조선 노조와 대화 안되면 다음달 법정관리"

2018-03-29 15:27

노동조합의 반대로 금호타이어와 STX조선해양이 4월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는 다소 허무한 결과다. 그러나 더 이상의 봐주기는 없다는 태도다.

29일 금융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노조는 30일 해외 매각 반대 총파업을 벌인다. 30일은 채권단이 금호타이어 노사에 자구안 합의 및 더블스타 유치 동의를 마무리짓도록 요구한 최종 기한이다.

집행부를 중심으로 한 노조원들은 채권단의 압박에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일반직을 비롯해 생산직에서도 더블스타의 자본 유치를 찬성하는 노조원이 있는 것으로 전해지지만, 큰 영향력은 없는 상태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 산업은행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금호타이어 전 직원 찬반 투표를 제안했다. 하지만 노조는 거부했다. 이 투표는 노조 집행부가 진행해야 '동의'라는 법적 효력이 생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답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지난 28일 여의도 본점 기자실을 찾아 노조의 현명한 판단을 재차 촉구했다. 부도 가능성과 법정관리 시 현저히 낮은 회생 가능성 등을 강조했다. 동시에 마지막까지 대화를 시도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 회장은 "언제 어디서든 노조가 원한다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조건부 생존이 결정된 STX조선도 법정관리 가능성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 달 9일까지 STX조선 노사가 고강도 자구계획 실행과 사업 재편에 동의하지 않으면 산업은행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STX조선, 성동조선해양 처리 방안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거쳐 확정한 만큼 산업은행도 따를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STX조선 노조가 자구계획에 계속 반대하고 있는 줄 안다"며 "그러나 컨설팅 결과에 따라 정부가 결정하면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산업은행이 주주 및 채권은행으로 있는 두 기업이 법정관리로 넘어가게 된다. 먼저 법정관리 절차를 밟은 한진해운은 끝이 좋지 않았다. 금호타이어와 STX조선도 회생가치보다 청산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회사 생존을 먼저 생각해야 할 때"라며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