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갑부 리카싱 은퇴 선언 ..후임에 장남 빅터 리 지명
2018-03-18 16:03
오는 5월 주주총회서 공식은퇴…고문직 맡고 자선사업 운영할 듯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89) 청쿵(長江) 그룹 회장이 90세를 앞두고 현직에서 은퇴하기로 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中央通訊社)와 홍콩 명보(明報) 등이 16일 보도했다.
리 회장은 이날 실적 발표 회견 직후 성명을 통해 "그룹 회장에서 물러나기로 최근 결심했다"며 장남인 빅터 리(李澤鉅·53)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 회장은 오는 5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공식 은퇴하고 이사회 요청에 따라 그룹 고문직을 맡을 예정이다. 그는 그룹 고문직과 더불어 자선 사업에 전념해 의료 부문과 사회적 이슈 등에 특화한 'KS-LK 재단'을 운영할 계획이다.
자수성가의 신화로 불리는 리 회장은 1978년 중국이 개혁개방을 추진하자 홍콩에서 번 돈을 내륙으로 투자해 사업기회를 잡았다. 그는 덩샤오핑(鄧小平), 장쩌민(江澤民) 등 중국의 권력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항만, 토지개발 등 주요 이권사업에 투자해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하지만 현 지도자인 시진핑(習近平) 주석과는 다소 껄끄러운 관계라는 소문이 있다. 일각에서는 2012년 시 주석이 집권한 이후, 리 회장이 중국 정치권과 관계가 악화돼 중국본토와 홍콩 사업에서 발을 빼려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에는 상하이(上海) 스지후이 광장(世紀滙廣場)을 싱가포르 부동산 회사인 아라 에셋 매니지먼트(ARA)에 매각한다고 발표했고 지난해에는 홍콩의 상징인 '센트럴 타워(Central Tower)'를 중국계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가는 51억5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로 세계 빌딩 거래 역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