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②] 배우 이보영, ‘엄마’라는 이름이 주는 의미
2018-03-17 07:10
※ [AJU★인터뷰①]에 이어 계속.
이보영에게 배우로서의 터닝포인트는 2009년 개봉한 영화 ‘나는 행복합니다’였다. 이보영은 이 작품을 통해 연기파 배우로 대중들에게 각인됐다.
이보영은 모 항공사 승무원 출신으로, 광고를 통해 얼굴을 알린 뒤 배우로 본격 전향했다. 정통으로 연기를 배우지 않았던 이보영은 ‘연기를 잘하는 것’에 대한 욕심이 늘 있었다.
배우로서 승승장구하던 이보영은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완벽하게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2013년, 동료 배우 지성과 6년여의 오랜 열애 끝에 결혼식을 올리며 많은 화제를 낳았다. 이후 결혼 1년만인 이듬해 임신 소식을 전했고, 2015년 첫 딸을 출산했다.
엄마가 된 이후로 이보영의 연기는 더욱 깊어졌다. 그간 살아왔던 삶과는 분명 달랐기 때문일 터. 엄마가 된 후에 배우로서 달라진 점은 있을까.
부부가 배우라는 직업을 갖고 있기에 양육에 대한 고민도 있을테지만 이보영은 남편과 함께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는 딸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기 위한 깊은 속내에 있었다.
그는 “(남편과) 서로 (촬영 스케줄 등 작품 활동을) 고려하면서 작품을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지난해 같은 경우 남편은 ‘피고인’ 저는 ‘귓속말’이 연달아 방송되면서 드라마 준비하고 촬영하는 1~2달은 우리 딸이 엄마 아빠를 거의 못 봤다”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딸에게 미안해하지는 않는다. 저는 나중에 저희 딸도 결혼을 해서도 계속 일했으면 좋겠다. 자기의 능력이 있고 무언가에 재능이 있을 때에 그 일을 쉬게 하고 엄마가 되라고 딸을 키우고 싶지는 않다”며 “제 삶을 사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어느 순간에는 딸도 엄마를 이해할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미안하지 않다. 그냥 딸이 엄마와 아빠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 때문에 열심히 사는 건데 왜 미안해야하느냐”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엄마로서, 배우로서 또 딸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보영은 아직 어린 딸을 친정엄마에게 맡기고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워킹맘’이다. 자신도 엄마이면서도 누군가의 딸이기 때문에 친정엄마에 대한 마음은 또 남달랐다.
이보영에게 엄마는 어떤 존재일까. 그는 질문이 던져지자 금세 눈시울이 붉어졌다. ‘엄마’라는 단어가 주는 감정 때문이었을 거다.
이내 마음을 다잡은 이보영은 “나이가 들면서 엄마에게 느껴지는 게 달라지더라. 엄마 때문에 내가 있지 않느냐. 엄마가 내 아이를 봐주시고, 그래서 편하게 일할 수 있는 거다. 제가 살면서 힘들 때도 많고 버티기도 힘들 때가 있었지만 ‘사랑받은 아이라면 어디서든 당당할 수 있다’는 드라마 속 대사처럼 제가 중심을 잃지 않고 잘 할수 있었던 게 모두 엄마 덕분이었다”며 “누군가가 영원히 내 편이라는 사람이 확실하게 있다는 건 엄마를 보면서 알 수 있다”고 말하며 엄마를 향한 애틋한 사랑을 전해 뭉클함을 자아냈다.
언제부턴가 이보영이 맡는 작품들은 장르물이라던가 감성적으로 힘든 작품들이 많았다. 때문에 밝은 작품을 하고 싶다는 작은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사실 제 나이대 여배우에게 맞는 가벼운 작품들은 많지 않다. 물론 가벼운 작품도 하고 싶지만 솔직히 말하면 시나리오를 받는 게 차이가 너무 많이 난다. 남자 배우는 할 수 있는 것들이 광범위하고 넓지만 저는 남편이 하는 연기에 비해서는 역할 자체가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서 들어오는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고르고 있다”며 “만약 밝은 캐릭터가 들어오면 진짜 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작품에 대해서 이보영은 “이번 작품은 정말 뿌듯하다. 부모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도 있었던 좋은 드라마라 생각하다. 예전에 ‘마더’같은 작품을 할 거라는 생각을 못했듯이 앞으로도 제가 좋아하는 작품이 있다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