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이보영 “‘마더’, 최고의 작품…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선택하지 못했을 것”

2018-03-17 00:01

[사진=다니엘에스떼]


‘진짜 엄마’ 배우 이보영이 보여준 드라마 속 엄마의 모습에 많은 이들이 눈물지었다. 모든 이들에게 ‘엄마’라는 단어는 소중하면서도 미안하고, 고마우면서도 늘 죄스럽기만한 단어다. 가장 흔하지만 또 어려운 역할이 엄마일 것이다. 이보영은 그런 어려운 역할을 오버스럽지 않게 담담하게 표현해냈다. 억지 감정을 쏟아낸 게 아니라 진짜 엄마였기에 가능한 가슴 절절한 모성을 그려냈고,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이끌어 냈다.

지난 1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는 tvN ‘마더’에 출연한 배우 이보영과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마더’에서 이보영은 어렸을 적 엄마에게 버림받은 아픔을 가진 강수진 역할을 맡으며 학대 받는 아이 혜나(허율 분)을 통해 진정한 엄마로 거듭나는 캐릭터를 연기했다.

먼저 이보영은 “아직은 실감이 안 난다. 어제(14일) 마지막 촬영을 했다. 드라마에서 빠져나와 정신 차릴 때 까지 꽤 오래 걸릴 것 같다”며 남다른 종영 소감을 밝혔다.

이보영에게 ‘마더’ 작품은 남달랐다. 그는 “이번 드라마 찍으면서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다. 최고의 현장이었다. 다시는 이런 현장 만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고 운을 뗐다.

이보영은 “‘마더’는 대본 완고가 10부까지 나온 상황에서 촬영이 시작됐다. 12~14부는 찍는 도중에 대본을 수정을 하면서 찍었고, 현장은 아이 때문이기도 했지만 일찍 나왔다”며 “기본적으로 대본을 많이 보고 나가서 대본을 많이 볼 수 있었고 쉬는 시간이 굉장히 확실했다. 15~16회에만 안 쉬고 쭉 했다. 그래도 컨디션은 최상이었고 현장 분위기도 최고였다. 감정도 한 번에 갈 수 있게 촬영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던 것 같다”며 편안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대신 전했다.

실제로 미니시리즈 촬영 현장의 경우 부득이하게 생방송처럼 촬영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출연하는 연기자들과 제작진들 모두 드라마 촬영 막바지에는 컨디션 조절이 어려워 체력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마더’의 경우 이보영과 더불어 아역배우 허율이 극을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에 아이의 체력 등을 배려하며 촬영이 진행됐다. 덕분에 이보영 역시 ‘마더’를 촬영에 큰 만족감을 느꼈다.
 

[사진=tvN 제공]


‘마더’는 감정선이 도드라지는 작품이다. 절제의 감정도 필요했고 또 폭발하는 감정도 필요했다. 정신적으로는 쉽지만은 않았던 작품이었을 터. 그러나 이보영은 “드라마 끝나니까 오히려 더 힘들다. 어제도 방송을 보면서도 계속 울었다. 촬영 때는 정신적으로 힘들지 않았다. 그냥 감정에 따라 가는대로 연기를 했고 배우들과 호흡했다. 계산해서 연기를 하지 않았다. 그저 끝난 게 너무 슬프다”며 작품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실제로 이보영은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 ‘마더’라는 작품에 대한 깊은 애착을 보였다. “작품을 굉장히 아꼈다”던 그는 “너무 행복했다. 이렇게 모든 배우들과 스탭들과 호흡이 환상적이었던 작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였다. 작품을 떠나보내는 게 굉장히 아까웠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마더’를 모니터하면서도 눈물을 쏟았다던 그는 드라마가 시작되기 전 사전 제작발표회 자리에서도 눈물을 보여 시선을 끌기도 했다. 이보영은 당시에 보였던 눈물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던 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는 “예전에 제가 아이를 낳고 1년간 집에 있으면서 모성에 대해 고민했었던 시간들이 있었다. 출산 후 가족들은 오히려 제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나와 관련이 없는 주변 분들에게 모성에 대한 이런 저런 말들을 너무 많이 들었다. 그런 게 힘들었다”며 “모성을 강요하는 것에 마음이 힘들었던 적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사진=tvN]


이어 “왜 나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까 싶었다. 아빠와 엄마 모두 우리 두 사람에게는 처음인 건 똑같지 않느냐. 그래서 스스로 반성도 많이 했다. 사실 저는 아이를 낳으면 되게 예쁠 줄 알았는데 그렇지만은 않더라. 그래서 나쁜 엄마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불이 난다면 아이를 까먹고 나갈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면서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아이가 너무 예쁘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엄마가 되어 간 것 같다. 그리고 아이가 예뻐진 다음부터는 아이가 잘못됐다는 기사들을 볼 때마다 엄청 울었다. 특히 원영이 사건은 볼 때마다 많이 울었던 것 같다. 그래서 ‘마더’의 대본을 받았을 때는 이 작품을 꼭 하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하게 됐다. 그런데 드라마를 찍으면서는 ‘왜 한다고 했을까’ 하면서 겁이 나기도 했었다. 그래서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고 전했다.

‘마더’를 선택할 수 있었던 용기의 뒤편에는 자신이 ‘엄마’였기 때문이다.

이보영은 “내가 엄마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 ‘마더’ 작품을 선택하지 못했을 거다. 예전엔 아이가 다 사랑스럽거나 예쁘다거나 하는 생각을 하진 않았다. 그런데 아이를 낳고 나서는 모든 아이가 다 소중하고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사실 그 전엔 아이가 내 중심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아이는 무조건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라면 지금 이 작품을 이만큼 표현하기 힘들었을 거다”라고 이야기 했다.

이보영은 특히 세상의 모든 엄마들에 대한 존경심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우리 아이가 미운 짓을 할 때, 가만히 보면 제가 하던 짓이더라”고 웃으며 “그래서 아이를 이해하게 되는 것들이 있는 것 같다. 엄마들은 정말 대단하다. 모든 아이들에게는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솔직히 말했다.

‘마더’의 결말에 대해서도 이보영은 큰 만족감을 보였다. 그는 “(엔딩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엔딩은 마음이 너무 슬펐다. ‘안녕’하는 것 자체가 너무 슬프지 않느냐. 행복한지 안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그저 갈대밭에서의 엔딩장면을 보니까 행복하면서 슬프더라”고 했다.

※ [AJU★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사진=다니엘에스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