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특사단 이용한 공군2호기…그 배경은?

2018-03-06 00:00
준비기간·절차·비용 등 다각적 요인…미국과 협의

[사진=연합뉴스 TV캡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필두로 한 대북특사단이 5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 2호기를 타고 북한으로 향한 배경을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동수단 결정에 있어서 가장 큰 고려사항은 시간 절약이었다. 민간 전세기를 쓰면 준비와 계약 단계부터 시간이 적지않게 걸리며 임차료와 왕복 연료비 등 비용도 걸림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특사를 공식화한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지난 1일이다. 명단 발표는 4일, 실제 파견은 5일 등 급속도로 사안이 진행된 걸 감안하면 공군2호기가 제격이다.

두 번째 고려사항은 미국의 대북제재다. 미 정부는 대통령 행정명령 식으로 '외국인이 이해관계가 있는 항공기는 북한에서 이륙한 지 180일 안에 미국에 착륙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특사단이 민간 전세기를 쓸 경우 이 항공기가 6개월간 미국에 착륙할 수 없는 것. 지난 1월 북한 마식령스키장 남북 공동훈련을 위해 우리 측이 전세기를 이용했을 때도 미국과 조율해 예외로 인정 받은 바 있다.

청와대는 이번 특별기 역시 미국과 조율했다고 밝혔다. 만에 하나 오해나 우려가 커질 것을 사전에 차단한 조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항기를 전세 내는 것도 국내 절차가 필요하기 때문에 간편히 이용할 수 있는 전용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번 방북 비행기는 그런 제재 대상이 아님에도 미국 측과 사전에 협의돼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군 2호기는 보잉 737-3Z8 기종으로, 1985년 도입됐다. 해외 순방에 사용되는 공군 1호기는 보잉 747-4B5 기종으로, 2010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대한항공에서 장기 임차해 사용 중이다. 공군 2호기는 40인승 소형 비행기로, 항속거리가 짧아 국내용으로만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