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통' 정의용-'대북통' 서훈… 북미대화 성사시킬까
2018-03-04 16:16
대표적인 '대미통'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대북통' 서훈 국정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대북 특별사절단'에 나란히 발탁됐다. 이들이 북·미 대화를 성사시킬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4일 청와대에 따르면, 사절단은 5일부터 6일까지 1박2일간 방북 후 6일 미국으로 떠나 북·미 대화 조율에 나선다. 이처럼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핑퐁 외교'를 본격화할 전망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정 실장을 수석 특별사절로 하는 특별사절단을 5일 오후 북한 평양에 파견한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정 실장과 서 원장의 동시 발탁이다. 이들은 모두 대북정책을 다루는 데다, 책임이 부여된 장관급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무게감을 갖는다.
정부가 각각 북한과 미국의 안팎 사정에 정통한 인물을 나란히 배치, 사실상 '투톱' 체제의 특사단이 꾸려졌다는 평이다.
정 실장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 배치 등을 놓고 ‘한·미 동맹 균열설’이 퍼지던 문 정부 초기에 미국을 방문, 백악관과 무난하게 상황을 조율했다는 평을 받는다.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 안보 핵심라인과 소통이 가능한 정 실장은 대북 협상 결과를 미국과 공유하는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정 실장과 함께 투톱으로 꼽히는 서 원장은 잘 알려진 '남북정상회담 전문가'다.
서 원장은 지난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을 두차례나 이끈 대표적 대북통이다. 북한 고위당국자와 다양한 협상 경험을 가진 대북전략통으로 불린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가장 많이 만난 국내 인사로 꼽히는 그는 북한 고위급 인사와의 협상 경험이 풍부하다. 지난해 국정원장 내정 시 문재인 정부에서 이뤄질 대북 업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할 것이란 기대를 받았다.
서 원장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와 남북 고위급 대화를 물밑에서 조율하고,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 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계기로 국정원-통전부 라인도 복원시켰다.
특히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남 과정에서 남측 카운터파트로 협의해와 일찌감치 대북특사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됐다.
정 실장과 서 원장은 문 대통령이 김여정 특사와 김영철 부위원장 접견 시 배석한 인물이기도 하다.
정 실장이 한·미 외교·안보 라인의 핵심축 역할을 하는 등 탄탄한 대미 소통라인을 구축하고, 서 원장은 대북 협상에 대한 탁월한 노하우를 지닌 것으로 평가돼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