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정 의원도 성추행 피해 고백, 한국판 미투…이제 시작이다

2018-02-02 12:23
여성을 인격체가 성적 대상으로 보는 사회, 이제는 뿌리 뽑아야…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의원은 자신이 변호사 취업을 준비하던 시절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재정 의원은 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13년 전의 일이다. 당시로는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에 검사장 출신의 로펌 대표와 제가 갈등을 빚어서 향후 취업 시장에서 어떤 이득을 볼까(라고 생각했다)"라며 당시 피해를 털어놓을 수 없었던 사정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해자는) 취업을 하려고 했던 로펌의 대표였다. 그분은 계속 전화를 해왔다. 그분은 제가 처음도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었을 것이다. 피해 여성들이 명시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이를 공론화하거나 문제제기를 못할 것이라는 확신이 그(가해자)에게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가 지금도 변호사 업무를 한다면 현직에 있을 것"이라고 말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이재정 의원은 "왜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말할 수 없었고, 이제 와서 용기를 냈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 관심을 주시는 게 맞다. 우리의 관심이 일회적인 호기심에 머물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부탁한다"라고 당부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서지현 검사에 이어 MBC 드라마 PD에게 상습성추행을 당한 스태프, 그리고 이재정 의원의 폭로까지 이어지면서 이른바 한국판 '미투(Me Too) 캠페인'이 사회 각계각층으로 퍼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한국판 미투 운동은 전에도 촉발될 기회가 있었다. 배우 장자연씨의 사망 사건때가 그러했고 2016년 말, 문단 내 성폭력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을 때도 기회가 있었었던 것.

2018년 초, 여성에게 가해지는 각종 성적 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힘이 모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경험은 결국 한국 여성 대부분의 경험일 것이다. 이번 움직임이 단순한 사건으로 끝날 게 아니라, 성폭력의 심각성을 알리고 그걸 개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밝혀 또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