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GDP와 맞먹는 중국 광둥성 경제
2018-01-28 13:07
광둥=러시아, 장쑤=호주, 산둥=멕시코…
한 국가 GDP에 상당하는 중국 지방정부들
두 자릿수 성장률 이어간 구이저우, 시짱
'고도의 질적성장' 속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속속 인하
한 국가 GDP에 상당하는 중국 지방정부들
두 자릿수 성장률 이어간 구이저우, 시짱
'고도의 질적성장' 속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속속 인하
중국 각 지방정부가 지양 앙회(兩會, 인민대표대회와 정치협상회의) 시즌에 돌입하면서 각 지역 별 지난해 GDP를 비롯한 경제수치가 발표됐다. 특히 중국의 지역별 GDP 1~3위를 차지하는 지방정부의 경제규모는 러시아, 호주 등 국가에 맞먹는 수준이라고 홍콩 명보(明報)는 28일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광둥성의 지난해 GDP 8조9900억 위안(약 1515조원)으로 29년째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중국 전체 GDP의 10.5%를 차지하는 수준이기도 하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1조4400억 달러로, 러시아의 지난해 GDP(1조4700억 달러)에 맞먹는다. 지난해 광둥성의 재정수입도 1조1300억 위안을 기록, 전국 최초로 재정수입이 1조 위안이 넘는 지방정부가 됐다.
장쑤(江蘇)성이 지난해 GDP 8조5900억 위안으로 광둥성의 뒤를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장쑤성의 GDP도 달러로 환산하면 약 1조3700억 달러로, 호주의 GDP(1조3900억 달러)에 상당하는 규모다.
3위는 산둥(山東)성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GDP 7조 위안을 돌파한 7조27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멕시코 경제를 뛰어넘는 규모다.
4위는 저장(浙江)성으로 지난해 GDP 5조1800억 위안을 기록, 사상 처음으로 5조 위안을 돌파했다. 이는 네덜란드 경제규모에 상당하는 수준이다.
GDP 5~9위는 각각 허난(河南), 쓰촨(四川), 후베이(湖北), 허베이(河北), 후난(湖南)성 순이었다. 푸젠(福建)성이 10위를 차지했다.
경제성장률로 따져보면 서부 지역에 위치한 구이저우(貴州)와 시짱(西藏)이 각각 10.2%, 10%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며 전국 1, 2위를 차지했다. 2개 지역은 5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어 윈난(雲南)성이 9.5%, 충칭(重慶)시는 9.3%로 3, 4위를 차지했다.
반면 최근 통계조작을 시인한 지방정부들의 경제성장률은 곤두박질쳤다. 경제특구인 빈하이신구(濱海新區) GDP를 50% 부풀렸던 톈진(天津)시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6%에 불과했다. 2016년만 해도 톈진의 경제성장률은 9.1%를 기록했었다. 톈진은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5%로 잡았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통계조작을 시인한 네이멍구(內蒙古) 경제성장률도 4%에 그쳤다. 앞서 2011~2014년 통계조작을 시인한 랴오닝(遼寧)성도 지난해 4.2%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전국 31개 성·시·자치구 중 구이저우와 시짱만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10%로 잡았으며, 나머지 지역들은 모두 6~8%로 낮게 잡았다.
이는 중국 지도부가 GDP에 집착하지 않고 고도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쉬훙차이(徐洪才)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시진핑의 신시대 특징 중 하나가 고도의 질적 성장을 모색하는 것"이라며 "GDP 목표에 연연하지 않는 게 중앙경제공작회의의 정신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GDP에 연연하지 않는 대신 지방정부들은 앞으로 더 많은 에너지를 심도있는 개혁과 경제 구조조정에 쏟아부을어 민생과 공공행정 서비스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됐다.
또 과기혁신과 생태환경보호에 대한 투자도 늘릴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광둥성은 올해 연구개발(R&D) 비중을 전체 GDP의 2.7%까지 늘릴 계획이다. 상하이(上海)시도 전체 GDP에서 R&D 비중을 3.8%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