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멈춰! 오염원 뿌리뽑기 극약 처방​

2017-12-08 06:00
中, 강력 환경단속, 생산 축소·가동 중단까지
수급 불균형에 가격 폭등 현상
강력한 환경보호 정책 통해 산업구조 재정비·향상 목적도

중국 전역에 환경단속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집권 2기를 맞아 삶의 질 제고와 ‘아름다운 중국(美麗中國)’을 표방하면서 환경단속 한파가 더욱 매서워지고 있다.
 

중국이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강력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사진=바이두]



가장 강력한 정책은 ‘환경보호 감찰제도’다. 중국은 이 제도를 통해 지방정부의 환경에 대한 느슨한 태도를 옥죄고 있다. 지방정부의 눈감아주기식 관행과 지방 민영기업의 ‘꽌시(關係)’ 로비로 환경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지방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환경보호 감찰제도는 환경보호부가 직접 각 지역에 감찰조를 파견해 환경문제를 점검하는 제도다. 오염물질 배출 규제기준과 오염원 배출 기업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한편, 정부의 강제력과 집행력을 높이고 있다.

최근 환경보호부는 환경보호 감찰조 활동을 통해 적발된 헤이룽장(黑龍江)·장쑤(江蘇)·장시(江西) 등 8개 성(省)의 지방공무원 1140명을 징계했다. 대부분 일선 하급 공무원들이었지만 소도시 시장과 현장 등 중간급 간부들도 일부 포함됐다.

처벌규정도 강화하고 있다. 환경오염을 유발한 기업 대표자는 최고인민법원이 발표한 ‘환경오염범죄사법해석’에 의거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형 처벌을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한 기업체 대표는 3년 이상 7년 이하의 징역 및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중국 정부는 환경보호 명분 아래 기업들의 생산을 억제하는 조치까지 내리기도 한다. 환경보호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를 비롯 베이징(北京), 톈진(天津), 허베이(河北)로 구성된 징진지(京津冀) 지역과 산둥(山東), 산시(山西), 허난(河南) 등 인근 지역 6개 지방정부는 공동으로 ‘징진지 및 인근지역 대기오염 개선 작업방안’을 발표했다. 작업방안에는 전기, 시멘트, 철강, 코크스 및 화공, 전해알루미늄,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의약 및 농약 등에 대해 생산억제 처분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지난 상반기에 징진지 및 인근 지역에 대한 환경단속에서 적발된 기업은 모두 17만6000개에 달한다. 이들은 대부분 소규모 오염기업인 '싼롼우(散亂汚)'들이다. 생산설비를 교체하지 않을 경우에는 생산정지 처분을 받게 되며, 오염수준이 심하면 형사처벌까지도 받게 된다.

그렇다고 소기업만 적발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에는 연간 생산능력 300만t에 달하는 산둥성 웨이챠오(魏橋)와 신파(信發)그룹이 생산정지 명령 처분을 받았다. 웨이챠오와 신파그룹은 ‘2016년 산둥기업 TOP 100’에서 1위와 3위에 오른 기업이다.

이처럼 강력한 환경단속으로 인해 전국의 오염원 발생 기업들이 정비되고 있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쓰촨(四川)성 판시(樊西)지역의 판즈화(樊枝花) 바나듐-티타늄 공업단지 중 진장(金江)의 티타늄 정광 업체들은 최근 모두 생산 정지 명령을 받았다. 그리고 그 주변지역은 생산억제 조치를 받았다. 산둥성 쯔보(淄博)시는 144개 건축용 도자기 생산업체의 214개 생산라인을 가동 중단시키기도 했다.

정부도 환경오염 줄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징진지 지역은 최근 전해 알루미늄 생산량을 30% 축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역의 전해 알루미늄 연간 생산량은 1200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21%를 차지한다. 발표대로 생산량이 30% 축소되면 세계 생산량의 6% 정도가 축소되는 것이다. 허베이성 정부도 올 겨울 난방기 철강생산량을 50% 축소하기로 했다. 시멘트 업종과 플라스틱 업종도 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중국 정부의 이같은 ‘폭풍’이라고 불릴 정도의 강력한 환경단속에 따른 생산억제 정책은 시장 수급에 영향을 미쳐 가격 급등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은 올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26%나 상승했으며, 재생 플라스틱 가격은 t당 4900위안에서 7200위안으로 오르기도 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중국 정부는 이외에도 환경오염 관리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토양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2030년까지 중국 국내 오염된 경지·토지 이용률을 95% 이상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각 지방정부에서 책임자를 정해 지역 내 강·호수를 전면적으로 관리하게 하는 제도인 ‘하장제(河長制)’를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환경보호 차원에서 허베이성에서만 시범적으로 실시하던 수자원세 징수도 이달들어 베이징·톈진·산시·허난·쓰촨·산둥·네이멍구(內蒙古)·닝샤(寧夏)·산시(陝西) 등 9개 성으로 확대 시행되고 있다. 최저 평균 세액은 기본적으로 지표수는 ㎥당 0.1~1.6위안, 지하수는 0.2~4위안이다. 구체적인 액수는 각 지방정부의 제각각 상황에 따라 융통성을 발휘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당중앙판공청과 국무원 판공실은 지난달 지방정부 영도간부가 이임할 때 재임기간 중 대기오염 지수 관리와 생태환경 보호 등 환경보호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대해 감사를 받도록 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규정을 마련했다.

지난 7월에는 환경보호부와 재정부, 주택도시건설부, 농업부가 생활오수와 쓰레기를 처리하는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추진하는데 뜻을 모으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환경단속을 통해 VOCs가 주요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최근 이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펼치고 있다. VOCs는 대기 중에 휘발돼 악취와 오존(O3), 미세먼지(PM2.5)를 발생시키는 탄화수소화합물 말한다.

중국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중국의 VOCs 연간 배출량은 2500만~3000만t에 달하며, 현재 배출량의 60% 이상을 줄여야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VOCs 오염 관련 중점 단속 분야는 석유화학, 포장인쇄, 농약, 의약, 합성수지, 화학섬유, 고무, 플라스틱, 공업도료, 합성피혁, 신발, 방직 등이다.

중국 정부는 중점구역(징진지 지역 포함 16개 도시) 및 중점산업(석유·유기화학 공업 및 인쇄·포장 공업)에 대한 집중적인 관리를 통해 2020년까지 현재 VOCs 배출량의 10%를 감소시키겠다고 밝혔다. 또 중국에서 VOCs 배출량 상위 4위를 기록한 저장(浙江)성도 2020년까지 VOCs 배출량을 2015년 대비 20% 감소시킬 계획이다.

지금 중국은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단속을 강력하게 추진하는 등 환경오염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이런 정책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환경오염 개선과 예방’이 시진핑 집권 2기의 정책기조 중 하나임을 감안하면, 이제 환경오염과의 전쟁은 서막을 올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의 이러한 환경단속은 단순환 환경보호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국 내 산업구조 재정비와 산업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치의 일환이다. 중국의 환경단속 폭풍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